이승엽도 가세했다 WBC 1루 거포전쟁

입력 2012-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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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서 또 한번 ‘국민타자’의 호쾌한 스윙을 볼 수 있을까? 삼성 이승엽이 국가대표 복귀를 희망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승엽이 지난달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3회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 DB

돌아온 국민타자 “불러준다면 가겠다”
이대호-김태균-박병호 등과 생존경쟁
국가대표 류중일 감독 누구를 택할까?


오릭스 이대호(30), 한화 김태균(30), 넥센 박병호(26). 여기에 삼성 이승엽(36)까지 가세했다. 내년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1루수 자리를 놓고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들의 자존심 경쟁에 불이 붙었다. 누가 뽑히고, 누가 빠지게 될까. 이승엽은 1일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대표팀에서) 불러준다면 영광이다. 가겠다”며 공개적으로 WBC 태극마크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대표팀 구성을 준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나, KS 우승으로 WBC 사령탑을 맡게 된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는 반가운 소식. 이승엽은 그동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결정적 해결사 역할을 하며 한국야구의 힘을 세계에 과시한 ‘대한민국 국민타자’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도 없다. ‘행복한 고민’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승엽과 같은 포지션인 1루에 그 못지않은 거포들이 즐비해 ‘선택의 고통’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가 빠질까?

이승엽을 비롯해 이대호, 김태균은 ‘대표팀 단골멤버’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여기에 5일 페넌트레이스 MVP 수상이 유력한 박병호도 빠지지 않는다. 박병호는 나머지 3명에 비해 커리어가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올 시즌 독보적 활약을 펼치며 홈런(31개)·타점(105개)·장타율(0.561)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검증받을 기회가 없었다.


WBC 1루수가 누구냐? 박병호는 빠지나

KBO 기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WBC에서 일본전을 생각한다면 이대호는 1루수 1순위라고 봐야 한다. 나머지 세 명(김태균 박병호 이승엽) 중 많이 뽑아야 두 명을 뽑을 수 있는데 고민이다. 감독 뜻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WBC 엔트리는 28명이다. 지명타자를 염두에 둔다고 해도 1루수는 많아야 3명이다. 상황에 따라선 올 시즌 MVP가 유력한 박병호가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승엽이 WBC 유니폼을 입겠다는 까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멤버였던 이승엽은 이듬해 열린 제2회 WBC 때는 대표팀 차출을 정중히 사양했다. 당시 일본에서 입지가 불안했고, 성적도 좋지 않아서였다. ‘대표팀 은퇴’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특히 WBC는 병역문제가 걸려있는 아시안게임과는 다르다. 선배로서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게 아니라서 이승엽도 선뜻 “불러주면 가겠다”고 말한 것이다. 더구나 이승엽에게 대표팀 복귀는 자신의 현재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승엽이 대표팀 후보군에 1루수 자원이 많은 사실을 알고 “포지션 중복문제가 걸려있지만”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뽑아준다면 가겠다”는 말로 대표팀 복귀 희망을 숨기지 않은 이유도 그래서다.


○대표팀 향후 일정은?

KBO는 8월 50명의 예비엔트리를 제출했다. 그러나 50명 명단은 형식적일뿐 큰 의미가 없다. KBO는 이제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류중일 감독과 본격적으로 상의를 시작해 코칭스태프 구성과 선수 선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코치 엔트리는 6명. KBO는 이달 30일, 28명 엔트리를 WBC 조직위원회에 제출하는 동시에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표팀은 내년 1월 유니폼 발표 등을 위해 한 차례 모인 뒤 2월 12일 WBC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에 집결해 약 2주간의 전지훈련을 하고 3월 대회를 준비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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