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이 우여곡절 끝에 궁합이 맞는 캐디를 영입하고 미PGA 진출 첫 해를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아이언샷을 하고 있는 노승열. 스포츠동아DB
3번의 아픔…위창수 소개로 단짝 만나
“캐디가 무섭기는 처음이었다.”
상금랭킹 42위, 페덱스 랭킹 37위. 미 PGA 투어 진출 첫해 성공적인 시즌을 마무리 하고 돌아온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이 쉽지 않았던 적응기를 털어놨다.
시즌 초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마음에 맞는 캐디 찾기였다. PGA 투어 무대가 처음이었던 탓에 캐디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실패가 잦았다.
“첫 번째 캐디는 유러피언투어에서 뛰었던 나이가 많은 캐디였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게다가 집이 영국이라 대회 일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첫 번째 캐디와의 인연은 그게 끝이었다. 고민하던 중 더스틴 존슨의 캐디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새로운 캐디를 소개했다. PGA투어 경험이 있는 캐디였기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이 캐디는 ‘욱’하는 성질이 문제였다.
“미스샷을 하면 소리를 지르며 자신이 더 크게 화를 냈다. 캐디가 무섭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오죽했으면 경기위원이 저를 찾아와 ‘캐디를 바꾸는 게 낫겠다’고 조언까지 했다.”
순식간에 2명의 캐디를 해고했다. 2번이나 캐디 때문에 고생하고 나니 “실력은 고사하고 순둥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3번째 캐디는 실력이 문제였다.
“150야드 길게 치면 되냐고 물어도 ‘OK’, 짧게 치는 게 낫냐고 물어도 ‘OK’였다. 도대체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친구와 딱 4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3번이나 컷 탈락했다.”
3번이나 쓴 경험을 하고 있던 중 선배 위창수(40)가 뉴욕 출신의 마이크 베스트를 추천했다. 그는 과거 양용은과도 호흡을 맞췄던 베테랑 캐디다. 노승열은 “실력도 좋고 성격도 좋았다. 호흡이 잘 맞다보니 경기도 잘 풀렸다. 이후부터 18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다. 아마도 제이슨 더프너에 이어 연속 컷 통과 기록 2위일 것이다”며 만족해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