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이익 때문에 선수·팬 실망시켜서야…”

박근혜(새누리당·왼쪽), 문재인(민주통합당·오른쪽) 두 유력 대선 후보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9개 구단에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자, 내부 찬성파가 반대파를 설득할 명분이 생겼다. 또 10구단 창단 승인을 촉구하며 골든글러브 시상식(11일) 불참이라는 배수의 진을 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는 매우 든든한 동력이 생겼다.

지난달 30일 두 후보에게 10구단 창단에 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질의했던 선수협은 7일 두 후보에게서 받은 답변을 공개했다. 선수협은 박근혜 후보가 답변서를 통해 ‘팬들의 열망과 달리 기득권 유지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10구단 창단계획이 철회되어서는 안 된다’며 찬성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후보도 ‘10구단 창단을 찬성하며 일부 구단의 이익 때문에 선수들이 기회를 잃고 야구팬들이 실망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프로야구 팬 중 상당수가 10구단 창단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론에 민감한 유력 대선 후보들이 반대 의사를 밝힐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또 예상보다 빨리 창단을 지지하는 답변서가 선수협에 되돌아왔다. 많은 팬들의 지지, 복수의 창단 희망 기업과 연고지, 그리고 정치권의 지지까지 더해지면서 KBO와 기존 구단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