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다들 장발장, 장발장 하나봐요∼

입력 2012-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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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이 뮤지컬, 영화, 연극, 책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랑받으며 붐을 일으키고 있다. 1. 영화 ‘레미제라블’의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왼쪽)와 마리우스(에디 레드메인) 2. 국내 첫 라이선스 공연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3. 2011년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오른 연극 ‘레미제라블’ 4. 5권으로 구성된 ‘레미제라블’ 완역본. 사진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UPI, 50대연기자그룹, 펭귄클래식코리아

■ 뮤지컬·연극·영화·도서 ‘레미제라블’이면 통한다

뮤지컬, 개막 2주만에 2만명…94% 점유율
연극, 뮤지컬 버금가는 대작…오늘 막 올라
영화, 할리우드 초호화 캐스팅 18일 개봉
도서, 만화 소설 동화 등…완역본도 소개

요즘 뮤지컬, 연극 무대, 영화관, 서점가를 관통하는 핫 아이템은 ‘레미제라블’이다. 얼마전 은반에 복귀한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 새 테마곡도 ‘레미제라블’이다.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가 1862년 발표한 1200페이지의 대하소설이 올 겨울 한국에서 뮤지컬, 영화, 연극, 책 등 다양한 장르로 사랑을 받고 있다.

발단은 뮤지컬이었다. ‘캣츠’, ‘미스사이공’,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뮤지컬계의 거물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한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레미제라블’의 첫 정식 라이선스 공연이 11월 7일부터 용인시 죽전동 포은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레미제라블’은 개막한지 불과 20여일 만에 관객 2만명을 동원했다. 특히 좌석점유율이 무려 93.7%로 거의 매 공연마다 사실상 전좌석이 꽉 차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 공연 중인 ‘레미제라블’은 부산을 거쳐 2013년 4월에 서울에 입성할 예정이다.

뮤지컬에 이어 이번엔 영화가 등장해 붐 형성에 기름을 부었다.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한 영화 ‘레미제라블’이 18일 전국 270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휴 잭맨이 장발장을 맡은 영화 ‘레미제라블’은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러셀 크로우 등 할리우드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해 개봉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북미 개봉 예정일보다 일주일이나 빠른 18일에 개봉한데다 세계 첫 상영지여서 팬들의 관심이 높다.


● 완역본서 만화까지 서점가 ‘레미제라블’ 16종

‘레미제라블’의 바람은 출판계도 예외가 아니다. 방대한 분량의 완역본이 각각 다른 출판사에서 나오는 등 최근 서점가에는 소설, 만화, 동화 등 16종이나 되는 ‘레미제라블’이 등장했다.

완역본의 경우 민음사, 펭귄클래식코리아, 더클래식 등의 출판사가 5권으로 이루어진 세트를 내놨다. 이들 완역본은 요즘 트렌드에 맞게 e북으로도 나와 있다.

자녀에게 ‘레미제라블’을 읽히고 싶다면 만화나 동화가 제격이다. 문학동네는 만화 ‘레미제라블’을, 삼성출판사는 동화 ‘장발장’을 12월에 내놓았다.

교보문고의 집계(9일 기준)에 따르면 12월 들어 ‘레미제라블’ 관련 서적의 판매량은 전월대비 37.6%나 늘었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김현정 씨는 “뮤지컬에 이어 영화가 개봉하면서 다양한 ‘레미제라블’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특히 영화가 독자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뮤지컬, 영화에 이어 19일부터는 연극 ‘레미제라블’이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우리나라 작가가 2년 여 간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분석해서 쓴 극본으로 만든 창작물이다. 뮤지컬이나 영화가 장발장의 파란만장한 삶에 포인트를 맞추었다면 연극은 대혼란기를 사는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2011년 초연 당시 “뮤지컬에 버금가는 대작 무대”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런 문화계의 움직임과 함께 얼마전에는 다시 활동을 재개한 피겨 스타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의 새 주제곡으로 ‘레미제라블’의 음악을 선택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2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연말에 ‘레미제라블’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뮤지컬 제작사 (주)레미제라블코리아의 구본춘 홍보마케팅실장은 “경제적 불황과 사회적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로부터 공감을 끌어내고 싶어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폴레옹 제국 이후 샤를10세까지 파란만장했던 프랑스의 모습을 담은 ‘레미제라블’의 역사적 상황이 우리나라 현대사와 닮은 점도 공감대를 자아내는 요소로 꼽힌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가사를 우리말로 번역한 극작가 조광화는 “아무래도 ‘가벼운 시대에 만나는 장엄함의 체험’이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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