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치 “난 자유로운 영혼…음악하게 된 이유? 공부가 싫어서요!”

입력 2013-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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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음악가에서 ‘예능계 다크호스’로 부상한 기타리스트 조정치.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비트볼 뮤직

■ ‘무한도전’ 못·친·소로 급부상한 조정치…진짜 그는 누구인가?

초등때부터 공부 해본 적 없고
서른살까지 저축도 해본 적 없고
하지만!
하고 싶은 것 하며 사니까 행복

예능은 ‘신치림’ 홍보 위해 출연
날 알아보는 사람들, 되레 불편해요

“그냥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최근 ‘예능계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조정치(34)는 특유의 힘없는 목소리로 어리둥절해 하며 소감을 말했다. “우연찮게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엄청 유명해져 버렸다”는 그는 이후로 겪는 일상이 아직은 그저 불편하기만 하다.

“일단 사람들이 나를 아는 게 그렇다. 내 얼굴이 그렇게 기억에 남는 얼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하다. 이 시선들을 신경 안 쓰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되는 것도 불편하다.”

그는 최근 MBC ‘무한도전’의 ‘못친소 페스티벌 특집’에 출연해 가수 김C와 함께 무기력한 ‘김치듀오’로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줬다. 또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도 직설화법으로 시청자의 기억에 남았고, 대중은 ‘조정치’라는 신선한 인물에 열광했다. 12월29일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김C와 함께 베스트커플상을 받기도 했다.

조정치가 급부상하면서 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가수 정인의 남자친구로 먼저 알려진 그는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이며 또 편곡가다. 현재 윤종신, 하림과 함께 결성한 ‘신치림’의 멤버이고, ‘친목도모’라는 록밴드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0년엔 솔로 음반도 냈고, 1월 중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무한도전’이 기획한 ‘못친소 페스티벌 특집’에 출연해 가수 김C(왼쪽)와 듀오를 결성한 조정치의 모습. 사진제공|MBC


조정치는 어려서부터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기타를 치게 된 것도 “공부가 싫어서”였다. 공부를 하기보다, 맞는 것으로 그 대가를 치를 정도로 “초등학생 때부터 공부란 걸 해본 적이 없다”는 조정치는 “부모에게 게임기를 빼앗긴 후, 하고 놀 게 없어” 기타를 치게 됐고, 대학(서울예대 실용음악과)까지 가게 됐다.

서른 살까지 저축도 하지 않았고, 가입한 보험 하나 없었다. 기타 쳐서 돈을 벌면 월세 내고 악기와 음악 장비를 구입하며, 남는 돈으로 ‘먹고 마시는 데’ 썼다. 서른이 넘어 여자친구의 강권으로 저금을 하기 시작했고, 그 덕에 지금은 전셋집도 마련했다.

“나는 공부를 못했지만 지금 잘 살고 있다. 자기가 잘 하고, 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우리 교육은 길을 미리 만들어 놓고 그 길로만 가길 강요한다. 나는, 내가 아는 다른 사람들보다 재미있게 살고 있다. 물론 막 살라는 건 아니다. 나 역시 막 살지는 않는다.”

예능 프로그램 입문도 부업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그저 “신치림 공연을 홍보할 수 있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출연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음악을 시작한 것에 특별한 계기가 없었듯, ‘예능대세’가 된 것도 그저 우연이었다.

조정치는 현재 여러 토크쇼와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출연 요청을 받고 있지만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 자신의 사주에도 ‘옆길로 새면 망한다’는 ‘충고’가 있다는 것도 그 이유다.

“‘무한도전’ 이후로 내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지만, 내 삶은 음악이고, 그에 맞는 활동을 계속해야 할 텐데, 주업이 바뀌는 것은 못하겠다. 내가 사실 방송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어서 (의외성으로)재미있게 봐줬을 텐데, 자꾸 출연하다 보면 신선함이 금방 사라질 것이다.”

자유롭게 살면서 우연히 찾아온 기회와 계기를 잡은 조정치는 앞으로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어 했다.

“이제는 나를 ‘음악 하는 사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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