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인수 무산 5년여만에 10구단 주인으로

입력 2013-0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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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주체를 결정하기위한 10구단 프리젠테이션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 인터콘티넨탈 호텔 로즈홀에서 평가위원과 KBO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PT를 마친 KT 이석채 회장(왼쪽)이 염태영 수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오른쪽)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남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프로야구 10구단 주체를 결정하기위한 10구단 프리젠테이션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 인터콘티넨탈 호텔 로즈홀에서 평가위원과 KBO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PT를 마친 KT 이석채 회장(왼쪽)이 염태영 수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오른쪽)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남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10구단 티켓 거머쥔 KT, 프로야구 진입 도전사

이석채회장 이사회부터 설득 주효


먼 길을 돌아 5년이 훨씬 더 흘러서 가지 않았던 그 길로 들어섰다. KT가 10구단 창단으로 프로야구 진입이 사실상 확정되자, 2007년 겨울 KT의 현대 유니콘스 흡수 무산이 새삼 떠오르게 됐다.

당시 수원을 연고로 했던 현대는 2007시즌 후 경영난으로 공식 해체를 선언했고, 새 주인을 찾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농협, STX 등과 접촉했으나 미숙한 접근방식으로 인해 협상이 엎어지자 코너에 몰렸다. 다시 경기침체 속에 ‘돈 먹는 하마’의 이미지로 각인됐던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려는 기업이 안 나오자 가격은 하염없이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쪽이 KT였다. 2007년 겨울 KT는 인수가 아닌 ‘해체 후 창단’이라는 우회루트를 밟아 60억원의 가입금으로 프로야구에 진입할 수 있었다. 당시 프리에이전트(FA) 김동주가 두산과 4년 총액 60억원에 협상을 했던 것을 두고 ‘야구단의 가치가 FA 선수 한 명 몸값 정도냐?’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헐값이었다. 여기에다 KBO는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도록 해주는, 서울 입성 조건까지 내걸었다. 이에 KT는 점퍼를 제작하고, 유니폼 디자인까지 마쳤을 정도로 창단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창단 공식화를 눈앞에 두고 이런저런 문제가 튀어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서울 입성 부담금에 해당하는 54억원이었다. 사실상 초기 투자액이 120억원까지 불어나자 KT 이사회가 거부감을 드러냈다. 주가마저 하락하자 사외이사를 설득할 도리가 없었고, 결국 전격 철수를 발표해 야구계에 상처를 남겼다. 결국 현대는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현 넥센 히어로즈)로 넘어갔다. 그러나 2013년 1월 10구단 유치전에서 KT는 과거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프로야구단 창단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 이석채 회장은 우선 이사회부터 설득했다. 과거와 달리 KT와 KTF의 결합으로 그룹의 덩치가 커졌다. 야구인기가 올라간 데다 소비재 계열사가 늘어나 야구단의 가치는 더 커졌다. KT는 가입비와 별개인 야구발전기금만 200억원을 써내는 통 큰 베팅으로 10구단 티켓을 잡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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