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제 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식 및 유니폼 발표회'에 참석한 WBC 대표팀 투수 윤석민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울|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운동선수에게 등번호는 ‘제2의 이름’이다. 애착이 가는 만큼, 선호하는 등번호도 따로 있다. 롯데 손아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자신보다 먼저 31번을 달기로 했던 선배 장원준(경찰청)에게 특별히 부탁해 선배의 등번호를 빼앗은(?) 것도 배변이 지닌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WBC 우완 에이스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윤석민(KIA·사진)에게도 그 같은 특별한 의미의 등번호가 있다. 그런데 손아섭과 달리 ‘소속팀 용’과 ‘대표팀 용’이 다르다. 보기 드문 사례다. 이번 대표팀에서 28번을 사용하는 윤석민은 15일 WBC 출정식에서 ‘팀에서 달고 있는 21번을 선배인 오승환(삼성)에게 양보한 것이냐’는 질문에 “21번이 비어있었어도, 21번이 아닌 28번을 달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임태훈(두산)의 대체 멤버로 뒤늦게 대표팀에 승선하며 우연히 28번을 달았고, 올림픽 9전승 금메달 신화에 큰 공을 세웠다. 2009년 제2회 WBC 때도 28번을 달고 출전해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서 6이닝 2실점의 호투로 한국을 결승으로 견인했다. 소속팀에선 그에게 21번이 가장 애착 가는 번호지만, 대표팀에선 28번이 그의 ‘고정 번호’가 된 이유다.
“몸을 빨리 만들어, 지난번과 같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라는 윤석민은 “아직까지 이번 대회에서 쓸 공인구를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앞으로 빨리 만져보고 손에 익히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