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0.178 이대형 동결…LG 신연봉제 미스터리

입력 2013-01-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이대형은 지난 시즌 2011년에 비해 7푼 이상이나 떨어진 타율 0.178로 부진했지만 올해 연봉은 8500만원으로 동결됐다. LG는 스스로 신연봉제의 도입 취지를 무색케 했다. 스포츠동아DBt

기준 애매한 신연봉제…LG의 불편한 진실

이대형, 지난 시즌 타격 슬럼프로 부진
신연봉제 원칙 적용했다면 삭감 불가피
LG “사기 진작 차원” 원칙 스스로 붕괴


LG는 21일 “2013시즌 선수 연봉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힌 뒤 주요 선수 13명의 연봉을 공개했다. 투수 유원상은 1억2500만원으로 프로 데뷔 8시즌 만에 처음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유격수 오지환은 1억200만원으로 2년 만에 다시 억대 연봉자가 됐다. 이들은 LG가 도입하고 있는 신연봉제의 수혜를 받았다. 그러나 신연봉제의 허점도 드러났다. 올해 연봉협상 결과를 통해 신연봉제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신연봉제의 표상 오지환

오지환은 LG가 도입한 신연봉제의 표상이다. 오지환은 프로 2년차였던 2010시즌 125경기에 출전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400만원을 받다가 2011시즌 1억200만원으로 연봉이 껑충 뛰었다. 그러나 2011시즌 오지환은 부진했고, 63경기 출장에 그쳤다. 오지환의 이듬해 연봉은 48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2012시즌 절치부심한 오지환은 주전 유격수로 재도약해 시즌 전 경기(133게임)에 출장해 12홈런 때려내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플레이로 올해 다시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LG의 신연봉제는 이처럼 어떤 활약을 펼쳤는가에 따라 연봉이 급증할 수도, 급감할 수도 있다. 시즌 활약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는 게 LG가 도입한 신연봉제의 핵심 포인트다.


○스스로 원칙 깬 LG 프런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프런트는 자신들이 도입한 신연봉제의 원칙을 스스로 깨뜨렸다. 이대형은 2012시즌 극도로 부진했다. 101경기에 출전했지만 타격슬럼프를 겪으면서 1·2군을 오르내렸다. 타율은 0.178에 그쳤다. 2011시즌(0.249)보다 7푼 이상 떨어졌다. 그러나 이대형은 2012년과 동결된 8500만원으로 올해 연봉 재계약을 했다. 신연봉제의 원칙을 적용했다면 삭감이 불가피했지만, LG 프런트는 사기 진작 차원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벌써 이대형이 올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동결해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것이 진실이냐를 떠나 LG는 그룹 차원에서 야구단에 도입시킨 신연봉제의 적용 원칙을 스스로 깼다. 연봉이 삭감된 다른 선수들의 입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형평성 원칙을 깨버린 LG 프런트가 어떤 논리로 다른 선수들의 연봉을 깎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