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전준우 “명색이 4번이라면…20홈런은 쳐야죠!”

입력 2013-01-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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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스포츠동아DB

두려운 방망이+도루하는 4번 되겠다
홈런 겨냥해 크게 치는 연습 땀뻘뻘
올해는 20-20…최종 목표는 30-30

WBC 출전 영광…많이 보고 배울 것
자만 NO! 초반성적으로 보여줄게요


롯데 전준우(27)는 2013시즌 4번타자다. 이대호(오릭스)와 홍성흔(두산)이 연속으로 떠난 뒤 중책을 맡는다. 전준우는 장타력과 콘택트 능력을 겸비했다. 수비와 베이스러닝도 뛰어나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그가 올해는 ‘클린업 히터’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쉽지는 않지만, 해볼 만하다. 그의 올해 목표는 20홈런-20도루다. 롯데 구단 역사상 20-20을 달성한 선수는 아직 단 1명도 없다. 4번타자라면 당연히 홈런 20개 이상은 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는 김시진 감독의 뜻에 따라 ‘도루하는 4번타자’가 될 것이다. 2013년 전준우가 새롭게 태어난다. 그는 4번타자다.


○민호보다는 제가 4번 치는 게 낫죠!

-또 새로운 시즌이 시작이구나!


“네, 그러네요. 올해는 진짜 잘하고 싶네요.”


-지난해 부진해서 그런가?

“사실 지난해 너무 못했어요. 올해는 꼭 만회하고 싶어요.”


-올해는 4번타자로 뛸 가능성이 높다면서?

“아마 그렇게 될 것 같아요. 저랑 (강)민호가 후보인데, 아무래도 민호는 포수니까 제가 치는 게 낫죠.”


-4번타자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렇죠. 사실 제가 4번타자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당장 4번 칠 사람이 없으니까요.”


-지금으로는 너와 강민호가 번갈아 가면서 칠 수 있겠구나.

“제가 못하면 민호가 4번 치겠죠. 근데 제가 잘해서 민호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 싶어요.”


-롯데가 홍성흔, 김주찬(KIA) 떠나면서 4번타자와 1번타자가 급해졌구나.

“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겠죠. 항상 없으면 새로운 누군가가 나타나더라고요.”


-4번타자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글쎄요. 분명 4번타자는 팀의 간판이니까 상대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어야겠죠.”


-그 두려움은 홈런과 타점 아닌가?

“그래서 스윙에도 변화를 주고, 좀더 멀리 치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2010년에 19개의 홈런을 쳤는데 계속 홈런이 줄고 있다.

“2010년에는 로이스터 감독의 말대로 ‘타석에서 두려움 없이’ 휘두른 게 좋았어요. 그런데 타순이 2011년부터 1번으로 옮겨지면서 안타와 출루에 신경을 쓰다보니 홈런이 줄었죠. 올해는 팀이 원하는 만큼 개인 최다홈런 한번 쳐보고 싶습니다.”


○20홈런-20도루가 올해 목표!

-롯데에선 아직 누구도 20홈런-20도루를 한 선수가 없다. 첫 번째 선수가 나온다면 전준우가 아닐까?


“해마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왔는데 못했어요. 올해는 꼭 해보고 싶네요.”


-4번을 치면 홈런 20개 충분할 것 같은데. 도루는 이미 2년 연속 20도루를 했잖아.

“역시 홈런이 관건이죠. 근데 감독님도, 타격코치님도 저보고 크게 치라고 하세요. 삼진 먹어도 좋다고 하시면서. 그래서 비거리에 신경 쓰면서 타격훈련 하고 있습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전준우가 파워와 콘택트 능력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하던데?

“감사하죠. 지난해 박병호가 홈런왕이 된 건 김시진 감독님과 박 코치님의 지원이 컸잖아요. 저도 올해 좋은 인연 만들어보고 싶네요.”


-박흥식 코치는 20홈런을 넘어 30홈런도 칠 수 있다고 하더라.

“30홈런은 좀 그렇고, 20홈런부터 쳐야죠. 박 코치님이 제가 바깥쪽을 툭툭 쳐서 안타를 만드니까, ‘준우야! 그것도 좋은데 바깥쪽을 좀더 멀리 보내봐’ 하시더라고요. 바깥쪽도 밀어서 충분히 홈런을 칠 수 있다고 하시면서.”


-4번타자 전준우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시도는 무엇인가?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항상 안타를 치려고 했지, 홈런을 의식한 적은 없거든요. 근데 4번타자는 홈런 숫자가 중요하잖아요. 홈런과 타점!”


-4번타자가 되더라도 뛰어야 하지 않는가?

“저는 누상에서 뛰어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감독님도 뛰는 야구를 추구하시니까, 4번을 치더라도 도루 30개 목표로 전력질주할 겁니다.”


○시즌 초반 두 달이 성적을 좌우하죠!

-지난해는 기대보다는 부진했다.


“초반에 페이스를 잃으면서 1년 내내 고전했던 것 같아요.”


-4월에는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4월만 좋았죠. 5월부터 한번도 3할을 친 적도 없고, 제 스윙도 못했어요. 자꾸 생각만 많아지고 한번 늪에 빠지니까 헤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많이 힘들었겠다.

“야구를 쉽게 생각하고 자만했던 것 같아요. 2011년 득점왕 하고, 162안타 치고 나서 정말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준비도 대충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기술적인 면보다는 멘탈 측면에서 느낀 게 많구나?

“정말 많이 느꼈죠. 저도 그렇지만, 야구계 전체를 보더라도 그런 현상이 많았어요. 홈런왕 1순위였던 (최)형우(삼성) 형도 초반 부진하더니 결국 홈런 14개 치고 끝나더라고요. 전년도에 30개 친 사람이. 투수 중에도 윤석민(KIA),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이 초반 흔들리더니 결국 10승 못하잖아요.”


-듣고 보니 그렇구나! 초반에 잘해야 하는 이유와 야구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걸 배웠구나.

“네. 세상에서 타격처럼 어려운 건 없는 것 같아요. 올해는 초반에 집중해서 4월과 5월에 멋진 모습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WBC 출전, 생각 못한 영광이죠!

-WBC에 나간다. 국가대표는 처음 아닌가?

“대학선발은 해봤지만 진짜 국가대표는 처음이에요.”


-기대하고 있었나?

“지난해 좋은 성적 내서 WBC에 가보고 싶다는 꿈은 있었지만, 야구를 너무 못해서 포기했었죠. 정말 영광입니다.”


-손아섭도 함께 뽑혔다. 롯데 외야수가 2명이야.

“처음 제가 뽑히고 아섭이가 빠졌을 때 미안했어요. 저보다 훨씬 성적이 좋았는데. 늦게나마 같이 가게 돼 정말 좋습니다.”


-WBC를 앞두고 각오가 있다면?

“글쎄요. 궂은일 열심히 하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합니다. 국가대표 첫 경험이니까, 많이 보고 배우고 좋은 추억 만들고 싶습니다.”


-같은 팀이니까 하나 물어보자. 손아섭은 외야수비가 좋아진 거니?

“처음보다는 엄청 많이 늘었죠. 아섭이가 플라이 처리는 부담이 조금 있거든요. 대신에 공을 잘 던지잖아요. 송구는 일품이죠.”


-송구는 전준우도 좋잖아?

“아섭이랑 제가 내세울 수 있는 기록이 하나 있는데요. 저희 둘이 2년 연속 어시스트 1·2위예요. 물론 아섭이가 2년 연속 1위고요.”


○야구인생 가장 큰 꿈은 30홈런-30도루!

-원래 홈런보다는 안타를 좋아하는 타자다. 올 시즌 4번타자로 뛰게 될 텐데 기분은 어떤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렇다고 홈런만 치려고 무리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 스타일이 있으니까요.”


-올해 목표는 20홈런-20도루 말고 어떤 것이 있나?

“지난해 목표가 3할, 20-20, 그리고 80타점이었거든요. 올해 재도전합니다.”


-롯데 타선이 많이 약해진 느낌이다. 2년 사이에 이대호, 홍성흔, 김주찬이 빠져나갔다.

“타격의 팀에서 마운드의 팀으로 변해가는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1번타자 황재균에 거는 기대가 크고, 김문호가 올해 일을 한번 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전준우가 야구선수로서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무엇인가?

“물론 첫 번째는 한국시리즈 우승이죠. 개인적으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건 30홈런-30도루입니다. 지금까지는 20-20이 목표였는데, 올해 20-20을 하고 내년부터는 30-30을 꿈꾸며 야구해보고 싶습니다.”


전준우?

▲생년월일=1986년 2월 25일
▲키·몸무게=184cm·91kg(우투우타)
▲출신교=흥무초∼경주중∼경주고∼건국대
▲프로 입단=2008신인드래프트 롯데 2차 2번(전체 15순위) 지명·입단
▲2012년 성적=122경기 459타수 116안타(타율 0.253) 7홈런 38타점 63득점 21도루
▲2013년 연봉=1억50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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