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우승을 위해 금주를 결심한 이선구 GS 칼텍스 감독. 2월28일 V리그 현대건설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배구인기↑…방송 중계권협상 신바람
러시앤캐시 경기가 팀별 시청률 최고
오지영 5연속서브에이스 신기록 달성
임의탈퇴 시련 딛고 첫 수훈선수 감격
2012∼2013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에서 많은 것이 결정된 6라운드 첫 주였다.
선두 IBK기업은행이 2일 현대건설을 누르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위 GS칼텍스도 3일 흥국생명을 완파하고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PO) 파트너를 기다린다. 관심은 3위 현대건설과 4위 도로공사의 싸움. 도로공사는 1일 최하위 인삼공사에 완패해 위기에 몰렸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승점도 하나가 모자란다. 13일 시즌 최종전에 두 팀의 맞대결이 있지만 그 전에 3위가 결정될 가능성도 크다.
남자부는 LIG손해보험이 3일 대한항공에 패하며 PO 탈락이 확정됐다. ▲20점 이후 공격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서브리시브의 불안 ▲비싼 외국인선수의 활용도가 적은 팀플레이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현대캐피탈은 PO진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남은 팀은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 6연승인 러시앤캐시의 기세가 무섭다. 삼성화재가 올 시즌 유난히 맞대결에서 껄끄러워했던 팀이다. 그래서 신치용 감독도 3,4위 싸움에 관심이 많다. 이번 주 최고의 카드는 9일 대한항공-러시앤캐시의 인천 맞대결이다. 러시앤캐시는 5일 먼저 현대캐피탈을 넘어야 9일 대결이 시즌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다.
○우승 위해 술 끊은 GS 이선구 감독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의 금주가 요즘 배구계의 화제다. 이 감독은 알아주는 주당이다. 경기위원 시절 한국배구연맹(KOVO) 직원들과 점심 때 보신탕을 안주로 소주 수십 병을 마신 일화가 있다. 술을 좋아해 GS의 주장이 시즌개막 미디어데이 때 2년 연속해서 “감독님이 술을 줄이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이 감독이 올 시즌 단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고 있다. 그 사실을 아는 배구인들은 만날 때마다 “아직도 안 드시냐”고 물어볼 정도. 이 감독이 술을 멀리하는 이유가 있다. “지금이 내 감독인생의 막차다. 끝내기 전에 뭔가를 남겨둬야겠다. 그것이 우승이다”며 봄 배구를 마치기 전까지는 계속 금주를 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의 굳은 금주의지가 3월에 어떤 결과를 나을지 궁금하다.
○겨울 스포츠의 패권을 잡은 V리그
요즘 KOVO는 방송사들의 중계권협상 요구에 기분이 좋다. 몇 년 전만 해도 방송사에 중계를 해달라고 사정할 정도였는데, 인기가 높아지면서 방송사에서 먼저 중계권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요청이 온다고. V리그는 현재 KBSN이 독점중계권을 가지고 MBC스포츠플러스와 나눠 중계를 하고 있다. 두 방송사에서는 계약만료를 앞두고 재계약 협상을 빨리 마무리 하려는 이유가 있다. 프로농구를 중계하던 SBS-ESPN에서 시청률이 높은 배구로 눈을 돌린다는 것. 배구는 남자 0.8∼0.9% 여자 0.5∼0.6%의 평균 시청률이 꾸준히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아 농구와 배구 경기장 펜스광고를 전담하는 업체에서도 농구대신 배구코트의 A보드에 광고를 더 내보낼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올 정도라고. 새로운 스타가 계속 나오는데다 져주기 경기를 하는 농구와는 달리 모든 경기가 박진감 넘쳐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얘기도 들린다. 팀별 시청률은 러시앤캐시가 최고다. 경기 자체가 박진감이 넘치고 팀에 대한 스토리가 있는데다 열혈 김호철 감독의 큰 액션이 인기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도로공사 오지영 5연속서브에이스 신기록의 이면
도로공사의 오지영이 2월27일 흥국생명전 2세트에서 5연속서브에이스 신기록을 세웠다. 팀 동료 니콜이 만든 기록을 넘어섰다. 원 포인트로 등장해 서브를 넣는 스페셜리스트이기에 이번 기록은 배구인생에서 오래 기억될 듯하다. 오지영은 이번 시즌 각 라운드에서 5-3-2-6-4 득점을 했다. 27일은 되는 날답게 백어택도 추가해 6득점을 했다. 세터 이재은이 백어택을 하라고 배려해준 덕분에 공격을 성공시키고 이어서 서브에이스를 연달아 했다. 한때 국가대표 출신으로 잘 나갔으나 이런저런 사연 때문에 임의탈퇴에 묶여 1년을 쉬었던 오지영은 자신이 신기록을 세운지도 모른 채 처음으로 수훈선수 인터뷰도 했다. 한편 도로공사에 19개의 서브에이스를 내주고 무너진 흥국생명은 권광영 단장이 이례적으로 코트에 내려와 선수들에게 “프로선수라면 경기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런 맥없는 경기는 관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따끔한 지적을 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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