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주장인데 뛰어야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치르고 온 국가대표선수들은 저마다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전지훈련 동안 고된 훈련을 소화했고, 극한의 집중력을 요하는 국가대항전을 치르면서 적잖은 피로가 쌓였기 때문이다. 이에 상당수 대표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차 시범경기에 결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 김태균(31·사진)은 쉬지 않았다. 대만에서 6일 밤 늦게 귀국한 뒤 하루만 쉬고 팀 훈련에 합류했고, 광주로 이동해 9∼10일 시범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했다.
물론 김태균도 많이 지친 상태다. 그는 10일 광주 KIA전에 앞서 “한국에 돌아온 뒤 하루에 3시간씩밖에 못 잤다. 피곤하니까 잠을 더 못 자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에도 경기출장을 감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우리 팀 선수들도 고생했는데, 내가 WBC 때문에 피곤하다고 쉴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게다가 난 주장이다. 경기에 나가야 한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코칭스태프는 김태균의 의견을 존중했지만, 2경기 모두 5회 이후 교체해 컨디션을 조절해줬다. 정규시즌 때 제 몫을 해줘야 할 팀의 중심타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라운드를 떠나도 김태균의 할 일은 끝나지 않는다. 그는 9일 대량실점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자 “기죽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부담을 버리고 우리 할 일만 하면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간판타자일 뿐 아니라 올 시즌 한화를 이끌 ‘김주장’으로서의 또 다른 얼굴이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