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득실률, 캐나다-멕시코 패싸움 불렀다

입력 2013-03-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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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큰 점수차 리드 불구 번트공격 화근
7명 퇴장 후 진정…경기는 캐나다 10-3 승


불문율과 진짜 룰이 충돌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 캐나다-멕시코전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 패싸움에 가깝게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진 발단은 9회초 캐나다 공격에서 나온 3루쪽 기습번트였다. 캐나다가 9-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선두타자 크리스 로빈슨이 기습번트 안타로 출루하자, 멕시코 투수 아놀드 레온은 캐나다의 다음타자 르네 토소니에게 공 2개를 내리 몸쪽으로 던졌다. 고의성을 느낀 브라이언 고먼 주심이 경고를 줬으나 레온은 3구째에 기어코 토소니의 등을 맞혔다. 곧바로 양 팀 선수들이 덕아웃을 박차고 튀어나와 필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무려 7명의 선수가 퇴장 당하고 나서야 진정됐다. 멕시코의 한 팬은 캐나다 투수코치의 얼굴에 페트병을 던지기도 했다.

‘큰 점수차로 앞서고 있을 때, 경기 막판 기습번트를 대지 않는다’는 야구의 불문율을 캐나다가 몰랐을 리 없다. 그러나 승패가 같을 때, 득실률로 순위를 정하는 WBC의 이상한 규정이 캐나다의 ‘비매너’를 불러왔다.

캐나다는 앞선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졌다. 반면 멕시코는 미국에 이겼다. D조가 혼전에 빠지자 캐나다는 1점이라도 더 뽑아둘 필요가 있었다. 실제 캐나다는 1점을 더 뽑아 10-3으로 이겼다. 멕시코 릭 렌테리아 감독조차 “번트는 문제가 없었다. 선수들이 흥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라운드 B조에서 득실률로 한국 대신 2라운드에 오른 대만은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 중인 2라운드에서 8일 일본에 9회 2사까지 3-2로 앞서다 연장 10회 3-4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9일 쿠바에 0-14, 7회 콜드게임으로 대패하고 탈락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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