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김연아’ 누굴까…‘여왕’ 자리 노리는 무서운 신예들

입력 2013-03-21 0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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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우승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김연아가 우승소감을 밝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동아닷컴]

“나보다 어린 선수가 많아 충격이 컸다.”

‘피겨여왕’ 김연아(23·올댓스포츠)가 2012-13시즌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놀란 것은 무엇일까. 바로 ‘넥스트 김연아’를 노리는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었다.

김연아는 2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열린 귀국 환영 기자회견에서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제가 몰랐던 새로운 선수들이 많았다.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더라”라며 “대부분 저보다 어려서 큰 충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간 김연아의 경쟁 상대들은 동갑인 아사다 마오를 제외하면 조애니 로셰트(27·캐나다), 안도 미키(일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이상 26) 등 주로 언니들이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자 김연아를 비롯해 2위 코스트너, 3위 마오까지 상위권은 기존의 강자들이 차지했다. 5위에 오른 애슐리 와그너(22·미국) 역시 김연아와 같은 세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이외의 톱10은 ‘무서운 10대들’의 차지였다. 4위 무라카미 카나코(19·일본), 6위 그레이시 골드(18·미국)를 비롯해 7위에 리지준(17·중국), 8위에 케이틀린 오스먼드(18·캐나다), 9위와 10위에 각각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이상 17·러시아) 등이 줄줄이 오른 것. 이들은 ‘김연아 이후’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샛별’들이다.

특히 골드와 리지준은 인터뷰에서 “김연아가 내 롤모델”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마치 어린 시절 김연아가 미셸 콴(33·미국)을 보며 꿈을 키웠듯, 김연아를 보면서 피겨 선수로서 자라온 선수들인 것이다. 김연아는 이날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저를 롤모델로 생각해준다면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쑥스러워했다.



이제 주니어를 갓 벗어난 이들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나이인 만큼, 앞으로의 성장세가 무서운 선수들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직 기존의 ‘언니들’과의 격차를 드러냈다.

김연아는 이들 ‘동생들’에 대해 “소치보다는 평창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며 경쟁상대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표했다. 김연아는 “앞으로 시니어에서의 경험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노련미와 경험이 더 쌓이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피겨 선배로서의 여유를 드러냈다.

한편으로는 국내의 ‘김연아 키즈’들에 대한 걱정도 빼놓지 않았다. 김연아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후배들도 해외전지훈련을 다닐 수 있게, 많은 지원을 받았으면 한다. 훈련할 장소도 너무 부족하다”라면서 “후배들도 세계선수권 같은 대회의 경험이 필요하다. 좀더 열심히 해야할 것”이라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김연아의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한국 여자피겨에 추가된 올림픽 티켓은 두 장. 현재로서는 김해진(과천고)과 박소연(신목고·이상 16)이 가장 앞서있다. 이들은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연아 외에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남자 피겨의 김진서(17·세종고)가 유일하다.

김연아는 이날 “소치올림픽이 내 마지막 대회”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국 여자 피겨로서도 ‘김연아 이후’는 역시 ‘무서운 10대들’이 맡아줘야할 몫이다.

인천국제공항|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bluemarine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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