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수. 스포츠동아DB
전남 드래곤즈에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인천 원정(16일)은 큰 부담이었다. 하석주 감독이 5라운드 강원 원정(1-1) 때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해 벤치를 지킬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악연’ 이천수(인천)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탓이었다. 코치에게 주먹질을 하고, 무단으로 해외 진출을 꾀한 이천수를 임의탈퇴 처리한 전남의 용서가 없었다면 올해 그라운드에도 이천수는 서지 못할 뻔 했다. 이 과정에서 “왜 용서 안 하냐”는 일부 여론에 휘말리는 고충을 겪었다.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로 둔갑됐다. 사실 전남이 마음만 먹었으면 이천수와의 대면은 영영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임의탈퇴를 풀어주고 인천으로 이적시키며 ‘전남 홈경기는 (이천수가) 뛸 수 없다’는 조항 정도만 삽입했다. 전남의 ‘통 큰’ 양보였다.
그래서일까. 돌아온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인천에 팬 서비스를 허락했고, 이천수도 완벽히 봉쇄했다. 무명 수비수 정준연과 베테랑 골키퍼 김병지의 활약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천수가) 좋은 플레이를 하길 바랐어도 공격포인트는 안 올렸으면 했다”는 게 하 감독의 솔직한 속내. 이렇듯 내줄 건 다 내주고 올 시즌 처음 무실점 경기를 했다.
전남은 앞선 6경기(1승2무3패)를 실점 없이 마친 적이 없었다. 더욱이 영건들이 주축을 이룬 전남은 설기현-김남일 등 스타들이 즐비한 인천과 비할 바가 못 된다. 자신감이란 큰 선물을 얻은 셈이다. 전남 관계자는 “소득이 많았다.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인천 원정이 앞으로의 기폭제가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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