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 6대를 내 스마트폰에 쏘옥, 스마트 리모컨 ‘아라’

입력 2013-04-29 20: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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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워낙 다양한 전자기기를 쓰는 터라 이를 조작하기 위한 리모컨 역시 몇 개씩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각 기기들이 맞물리다 보니 뭐하나 하려 해도 2~3개의 리모컨을 동시에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들 들어 TV만 하더라도 TV 본체 외에 케이블TV용 셋톱박스(수신기)나 DVD플레이어, 비디오 게임기 등이 같이 물려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몇몇 사용자들은 복수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통합 리모컨을 따로 구매하기도 한다. 이를 사용하면 리모컨의 수를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이렇게 별도의 통합 리모컨을 사는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이라면 하나 정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쓸 수는 없을까?

이번에 소개할 라온솔루션의 ‘스마트 리모컨 아라(ARA)’는 이런 생각에서 모티브를 얻은 제품이다. 스마트폰에 IR(적외선) 신호 전송 기능을 갖춘 아라 리모컨을 꽂은 뒤 전용 앱을 설치하면 그 스마트폰이 통합 리모컨으로 변신한다. 이어폰 연결용으로 쓰는 3.5mm 포트에 수신기를 연결하며 iOS(예정)과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하므로 범용성도 높다. 과연 쓸만한 제품일지 한 번 살펴보기로 하자. 참고로 IT동아에 제공된 아라 수신기와 앱은 2013년 4월 현재 개발 중에 있는 샘플 제품이다. 5월 이후 소비자들에게 전해질 양산 제품과 기능상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알아두자.


이어폰 포트만 있으면 설치 가능한 높은 호환성

아라 리모컨의 크기와 모양은 일반적인 USB메모리와 비슷하다. 덮개를 벗기면 USB 포트가 아닌 3.5mm 잭이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제품 뒷면에는 전지 삽입구가 있으며 여기에 동전 모양의 리튬전지(CR2032)를 넣어 쓴다.


스마트폰에 연결하는 과정도 간단해서 단지 3.5mm 이어폰 포트에 꽂기만 하면 된다. 이번 테스트에 이용한 스마트폰은 팬택의 베가R3다. 꽂으면 툭 튀어나와 보이는 것이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제품의 특성상 모든 스마트폰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춘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정도는 충분히 이해한다.


제조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3.5mm 이어폰 잭이 있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이라면 대부분 호환이 된다고 한다. 다만, 모든 스마트폰을 다 테스트해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100% 보장은 아니라는 말도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리고 아라 리모컨을 꽂은 상태에서는 음악 감상이나 전화 통화를 할 스피커폰의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이 경우엔 빼두도록 하자.


6가지 기기의 동시 제어 가능, 향후 추가 가능성도

아라 리모컨을 꽂은 뒤 전용 앱(ARA 리모컨)을 설치하면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구글 플레이가 아닌 라온솔루션에서 직접 앱을 직접 전달받았다. 제품이 출시되면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도 앱이 정식으로 등록될 것이라고 한다.


앱을 처음 실행시키면 조작할 기기를 설정하는 설정메뉴로 갈 수 있다. 지원하는 기기의 종류를 보니 ‘TV’, ‘ST(셋톱박스)’, ‘에어컨’, ‘DSLR(카메라)’, ‘Apple(유니버셜 독에 꽂은 아이폰이나 아이팟 등)’, 그리고‘노래방’ 등 6종이 있었다. 기기의 종류를 선택한 뒤 브랜드와 모델(코드) 번호를 골라주는 과정을 거치면 해당 기기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


다만, DSLR이나 노래방까지 지원하는 것은 반갑지만 이외의 기기는 지원하지 않는 것이 조금은 마음에 걸린다. 특히 홈시어터 사용자라면 TV 외에도 DVD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AV리시버 등의 여러 AV기기의 리모컨을 조작하느라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라 리모컨은 지원 하는 기기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사용자가 직접 임의의 신호를 특정 버튼에 입력해 두는 학습기능도 지원하지 않으므로 몇몇 경우에는 활용성이 저하된다. 제조사 측에서 향후 지속적으로 전용 앱을 업데이트해서 지원 기기의 목록을 늘려나간다고 했으니 이 점에 기대를 해 봐야겠다.


설정방법과 반응 속도, 조작 범위는 무난한 편

제품의 전반적인 개요를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기자의 거실에는 소니의 브라비아W TV와 SK BTV용 셋톱박스, 그리고 LG전자의 휘센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는데, 아라 리모컨 앱에 이들 제품의 목록이 등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설정을 하니 3대의 기기 모두 스마트폰에서 전부 정상적으로 제어가 가능했다. 만약 각 방마다 설치된 전자기기의 구성이 다르다면 복수의 설정 값을 ‘거실’, ‘안방’, ‘동생방’ 등으로 저장해두고 전환해가며 쓸 수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 적절히 이용해보자.


설정 방법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으니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작을 해보니 반응 속도는 무난한 편이었고 조작이 가능한 거리는 기기에서 4미터 정도까지였다. 조작범위가 아주 넓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웬만한 가정의 거실은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은 덜 다듬어진 인터페이스, 추가 업데이트에 기대

전용 앱의 조작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면 TV 모드에선 전원 및 채널, 음량, 외부입력, 메뉴, 이전, 방향키 등 가장 자주 쓰는 필수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 정도만 되어도 무난히 쓸 수는 있겠지만 요즘 나오는 스마트TV나 IPTV, 디지털케이블 TV등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모두 커버하기에는 버튼 수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다.


소프트웨어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제품의 특징이니 향후 전용 앱의 업데이트를 기대해 보는 것이 좋겠다. 에어컨 모드의 경우는 기본 상태에서도 온도나 풍량, 풍향 외에도 예약, 터보, 운전선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서 효용성이 높았다.


화면 상의 가상 버튼을 누르며 조작하는 일반 모드 외에 화면을 직접 손으로 그으며 조작하는 터치 모드도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다. 터치 모드에서 TV를 조작한다면 화면을 좌우로 그으면 채널 변경, 상하로 그으면 볼륨 변경이 가능한 식이다.


그리고 TV 조작 시, 화면 왼쪽 탭을 만지면 해당 방송의 홈페이지로 접속해 방송 편성표를 볼 수 있으며 오른쪽 탭을 만지면 각 버튼의 조작법을 설명하는 도움말이 표시된다. 다만, 방송 편성표 이동 기능을 쓰려면 해당 채널을 선호 채널로 등록해 둬야 하는데, 앱이 아직 개발 중이라서 그런지 실제로 시청하고 있는 방송과 앱 안에서 제공되는 채널의 목록이 일치 하지 않는 등, 등록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이런 기능은 제조사에서 직접 목록을 제공하기 보다는 사용자가 직접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 같다.


그리고 방송 편성표가 모바일 웹이 아닌 일반 PC용 웹 페이지로 제공되기 때문에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는 한눈에 확인하기가 번거로운 편이다. 이 역시 향후 업데이트로 개선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TV조작 인터페이스의 배경에 외부업체의 광고 이미지가 뜨는데, 제조사 측에서 이를 이용한 추가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콘셉트와 아이디어는 인정, 남은 과제는 뒷마무리

스마트 리모컨 아라는 수많은 전자기기를 일일이 조종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의 피로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목적으로 태어난 제품이다. IT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기술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음성전송용 포트인 3.5mm 이어폰 포트를 이용해 외부기기의 제어가 가능하도록 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론적으로는 현존하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과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콘셉트와 아이디어에 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부가기능, 지원 기기의 종류와 같은 뒷마무리 쪽은 약간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분명 많은 가능성을 가진 솔루션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몇 가지 덜 다듬어진 점이 제품의 활용성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프트웨어적인 손질로 보완이 가능한 사항이 대부분인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제조사 측에서 출시일까지 최대한 성의를 다해주기를, 그리고 출시 후에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기능을 개선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참고로 이 제품의 제조사인 라온솔루션은 오는 5월 2일(목)부터 4일(토)까지 개최되는 KITAS(IT액세서리 주변기기전) 2013에 참여, 아라 리모컨을 비롯한 다수의 제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최근 모바일 기기의 인기와 함께 덩달아 부쩍 커진 IT액세서리 시장의 현주소를 가늠하고 싶다면 한번 찾아가 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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