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박병호 “몸쪽은 네가 최고” 최정 “바깥쪽은 네가 최고”

입력 2013-05-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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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넥센 박병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프로입단 동기 최정-박병호의 경쟁과 우정 사이

박병호 “100홈런 친 최정…난 지난해부터 발동”
최정 “넌 MVP 받았잖아…스윙부터 4번타자”
홈런·타점왕 경쟁자? 서로 배우는 동업자!


박병호(27)와 최정(26)은 한국프로야구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는 타자다. 올 시즌 초반, 홈런과 타점 등 공격 각 부문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리그 최고 타자 자리를 다투고 있다. 10일 경기까지 홈런부문에서는 9개로 공동 1위. 타점 부문에서는 최정(32개)이 박병호(31개)에게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선두다. 2005년 프로입단 동기인 둘은 경쟁자이면서도, 서로의 자산을 아낌없이 내놓는 동료이기도 하다. 10일 목동 SK-넥센전을 앞둔 두 선수는 앞 다투어 상대를 치켜세웠다.


○박병호는 바깥쪽 킬러, 최정은 몸쪽 킬러, ‘킬러들의 수다’

박병호는 “아직 정이를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정이는 통산 100개 이상(135개)의 홈런을 기록한 타자다. 반면에 난 지난해부터 치기 시작했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의 설명대로 박병호는 통산홈런(77개)에서는 최정에게 한참 뒤지고 있다. 하지만 최정은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병호는 MVP(2012시즌)를 받은 선수잖아요.”

박병호는 자신의 페이스가 좋지 않을 때 SK를 만나면, 최정에게 조언을 구한다. 주로 몸쪽 공 공략에 대한 질문이 많다. 최정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몸쪽 공을 잘 치는 대표적인 타자다. 경쟁자이지만, 박병호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노하우를 설명한다. 하지만 꼭 한마디를 덧붙인다. “야, 네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하니?”

최정 역시 박병호에게 도움을 청하곤 한다. 그 내용은 박병호와는 정반대로 바깥쪽 공 공략에 대한 것이다. 박병호는 올 시즌 9개의 홈런 중 6개를 우측 또는 우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바깥쪽 공을 밀어서도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정은 “병호는 고등학교 때부터 바깥쪽 공을 정말 잘 쳤다”며 웃었다.


○박병호는 체중이동, 최정은 회전력

나란히 홈런 공동선두지만, 둘의 타격 메커니즘에는 차이가 있다. 박병호는 “정이는 회전력을 이용한 스타일이고, 나는 체중이동을 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은 이를 좀 더 구체화했다. “병호는 체중이동을 해서 공을 앞에 두고 친다. 반면 난 (상대적으로) 제자리에서 친다. 병호는 그야말로 4번타자 스윙이고, 난 콘택트 위주의 중장거리 타자 스윙이다.”

하지만 올 시즌 최정은 스윙에 변화를 줬다. 예년보다 공 1∼2개 정도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옮겼다. 삼진은 많아질 수 있지만, 박병호처럼 홈런 생산에는 유리한 점이 있다. 최정은 “나 같은 스타일은 병호와 달리, 2루타가 될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솔직히 홈런왕을 하고는 싶지만, 홈런에 대해서라면 병호를 못 따라갈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홈런 생산은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박병호(5타수 2안타), 최정(4타수 3안타)은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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