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애틀랜타전 5이닝…데뷔 후 최소이닝
장타 의식…피하다가 투구수 한계
다저스 불펜 난조…이닝 길게 던져야
‘오래 버텨야 이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다시 한번 직접 체험하고 깨달았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안타 5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9경기만의 최소이닝투구와 최다4구다. 방어율은 3.40에서 3.42로 조금 올랐고, 무엇보다 데뷔전부터 이어오던 8연속경기 6이닝 이상 투구 기록이 끊겼다. 다저스 구단 사상 최초의 기록에 단 한 경기 모자란다. 그래서 더 아쉬운 등판이었다.
○장타 의식하다 볼넷, 류현진 “5이닝만 던져 팀에 미안”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투수들이 너무 많은 볼넷을 줘서 불필요한 주자들을 내보냈다”며 처음으로 류현진에 대해 간접적으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7년간 9이닝당 4사구가 평균 2.88개에 불과한 투수였다. 빅리그에서도 지난달 25일 뉴욕 메츠전(7이닝)과 이달 11일 마이애미전(6.2이닝)에서 기록한 3개가 최다였다. 그러나 이날은 투구수 10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6개뿐이었다. 볼넷으로 인한 실점은 없었지만, 투구수가 불필요하게 많아졌다. 팀 홈런 상위권을 달리는 애틀랜타 타선의 장타를 의식한 듯했다. 반면 애틀랜타 타선은 평소와 달리 짧게 끊어 치는 전략으로 류현진을 괴롭혔다. 류현진은 경기 후 “선발투수가 5이닝만 던지고 내려와 팀에 미안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밸런스가 좋지 않고 내 공이 안 좋아서 볼넷이 많고 타구가 방망이 중심에 많이 맞았다”며 책임을 온전히 자신에게 돌렸다.
○불펜 약한 다저스, 투구수 줄이는 게 최선
볼넷으로 인한 피해는 더 있다. 류현진은 4-2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승리를 날렸다. 다저스는 19일에도 선발 크리스 카푸아노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불펜의 난조로 역전패했다. 여러모로 투구수를 최대한 줄여 스스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최선이다. 물론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누구도 아닌 류현진이기에 다음 등판에서 또 다른 성장과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은 경기 외적으로도 최상이다. 류현진은 “던질 때 상체와 하체가 균형 있게 한번에 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아쉬워했다.
○LA 타임스 “류현진 영입은 성공한 도박”
류현진은 여전히 다저스의 ‘보배’로 인정받고 있다. LA 타임스는 18일 “류현진의 영입은 성공한 도박”이라면서 “류현진이 지금까지 몇 차례 힘든 경기를 하기도 했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가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타석에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류현진은 이날 1-2로 뒤진 4회 2사 1·2루서 남다른 선구안으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뒤 중전적시타로 동점 타점을 올렸다. 비록 가끔 흔들릴지라도, 류현진은 분명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충분히 인상적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