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한국인 첫 20대 챔프’…골프 새 역사 쓰다

입력 2013-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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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이 미국 PGA 투어 진출 1년 4개월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제공|발렌타인챔피언십 조직위

■ 美 PGA 투어 HP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우승, 그 의미

1. 데뷔 2년만에 챔프…한국인 세번째 우승
2. 첫 20대…최경주·양용은은 30대 우승
3. 한·일 상금왕 거친 후 미국까지 점령

“1R 후 우승할 것 같은 느낌 왔다”

“우승할 것 같다. 느낌이 왔다.”

배상문(27·캘러웨이)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 PGA 투어 HP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총상금 670만 달러) 1라운드 경기를 끝낸 뒤 한국에 있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승 예감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배상문은 20일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716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011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 키건 브래들리(미국)를 접전 끝에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최종성적은 13언더파 267타.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43·SK텔레콤), 양용은(41·KB금융그룹)에 이어 세 번째 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재미교포를 포함하면 앤서니 김(27·나이키골프)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 존 허(23)에 이어 여섯 번째다.

또 배상문은 한국인(재미교포 제외)으로 PGA 투어에서 우승한 최초의 20대 선수가 됐다. 최경주는 32세(2002년 컴팩클래식), 양용은은 37세(2009년 혼다클래식)에 첫 우승을 신고했다.

이번 우승으로 배상문은 그간 숨겨왔던 고민을 모두 벗어던졌다. 그래서 쾌감이 더 크다.

4월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배상문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남모를 고민을 털어놨다.

“작년엔 적응을 잘했는데 올해는 내년 시드를 걱정하고 있다. 이런 내 자신이 실망스럽다.”

지인들과의 마지막 날을 보내던 배상문은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그럴만했다. 배상문은 프로 데뷔 이후 한번도 시드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 매년 성장하면서 1인자에 올랐으니 시드를 걱정할 일이 없었다.


2005년 프로가 된 배상문은 첫해 상금랭킹 22위로 출발해 2006년 11위, 2007년 4위, 2008년과 2009년 1위를 차지했다. 2010년 한국과 일본투어를 오가면서도 3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도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진출 2년 만인 2011년 상금왕을 차지하며 열도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올해 사정이 달라졌다.

배상문은 우승 전 13개 대회에 나가 38만6794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상금랭킹은 108위까지 떨어졌다. 더 밀리면 내년 시드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배상문은 더 이상 시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2015년까지 정규 투어대회 출전권은 물론 올해 남은 메이저 대회와 WGC 시리즈, 플레이오프 출전권도 받게 됐다. 또 올해 출전이 불발됐던 마스터스도 내년에는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우승상금 120만6000달러(약 13억4000만원)보다 더 큰 수확이 기다리고 있다.

배상문은 24일부터 열리는 크라운 프라자 인비테이셔널(총상금640만 달러)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스스로 채찍질 굉장히 많이 했다”


○배상문 우승 소감

“우승은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값진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때론 (우승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 그게 빠른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 속상한 마음도 있었다. 비로소 열매를 맺게 돼 기쁘다. 또 PGA에서 첫 우승이라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나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이번 우승은 어느 특정한 요인만이 원동력이 된 건 아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낸 우승이다. 특히 코치(릭 스미스)와 캐디(맷 미니스터)와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이 잘 맞았다. 이제는 그 톱니바퀴가 잘 맞아 굴러가는 느낌이다. 시즌초반의 부진은 단지 스코어였을 뿐이다. 경기내용 적인 측면에서는 작년보다 훨씬 향상된 것을 느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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