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스포츠동아DB
아쉬움은 성적으로 달래면 된다. 그리고 남은 일정을 잘 소화하면 된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 최강희호가 레바논 원정(1-1 무승부)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됐다. 5일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전세기 편으로 귀국한 뒤 곧장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로 이동한 대표팀은 6일 오전 훈련을 진행했다.
타이트하진 않았다. 간단한 워밍업 위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뒀다.
본격적인 풀 트레이닝은 7일 오후부터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팀 분위기를 바꾸는데 주안점을 뒀다. 6일 오전 훈련이 끝나자 최 감독은 모든 선수들에게 외출을 허락했다. 정신적인 상처를 빨리 치유하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였다. 오후 9시 복귀 조건으로 잠시 숙소를 떠나 치열한 일상을 잊고 반나절을 즐긴 선수들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음은 당연지사.
대표팀 관계자들은 “휴식이 그 어떤 것보다 최고의 보약”이라며 밝게 웃었다.
사실 한국이 처한 상황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어도 그렇다고 최악도 아니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우즈베키스탄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과 18일 이란과의 8차전에서 1승1무만 해도 자력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굳이 거북스러운 ‘경우의 수’를 벌써부터 들먹일 필요가 없다.
최 감독은 제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우리가 레바논에서 지고 돌아온 게 아니다. 그냥 다음 경기들을 이기면 된다. 여러 모로 희망적인 부분들이 훨씬 많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파주NFC에도 긍정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불거졌던 대표팀 내 불화설에 대해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오히려 위기설을 팀 내 단합으로 역이용했다.
최 감독은 “결과가 안 좋아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선수들이 말다툼을 벌이는 건 클럽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그런 사소한 다툼으로 훨씬 끈끈한 유대감이 생긴다”고 문제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섭씨 31℃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7일 훈련에서도 선수들은 환하게 웃으며 담금질을 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이어진 막간의 휴식으로 모든 아픔을 털어낸 태극전사들은 ‘사실상 결승’이라고 공언된 우즈베키스탄 격파를 위해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