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쿠바의 현대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빙고(氷庫)-쿠바 냉장고로 시작된 일상 & 미술 이야기’전이 세종문화회관 전시관에서 15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린다. 국내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15인의 작가들이 쿠바의 냉장고에서 파생된 우리들의 일상과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다.

한국 홍의택 ‘Consumer goods’ 사진 제공 | 세종문화회관

한국 홍의택 ‘Consumer goods’ 사진 제공 | 세종문화회관


‘한국 제품의 삶과 죽음’ 섹션에서는 쿠바와 달리 빠르게 바뀌는 우리 생활용품의 주기를 보여준다. 홍의택, 육호준 작가는 평생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숫자에 대해 조사했다. 한 사람이 일생동안 평균 마시는 맥주는 5018만cc, 사용하는 두루마리 휴지는 4천2백39개로 일생과 제품의 흐름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흐르는 일상’ 섹션에서는 소비와 욕망의 주체로 살아가는 오늘의 삶을 비판과 성찰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김은숙 작가의 쇼핑백으로 만들어진 작품, 정혜경 작가의 영수증 드레스 등 오늘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를 보여준다.

한국 강제욱 ‘체의 마지막 혁명’ 사진 제공 | 세종문화회관

한국 강제욱 ‘체의 마지막 혁명’ 사진 제공 | 세종문화회관


‘쿠바를 상상하다’ 섹션에서는 로맨틱하고 열정적인 쿠바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강제욱 사진작가의 체 게바라가 죽은 장소를 추적한 다큐멘터리 사진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강 작가는 지난 2006년도에 볼리비아 산타크루스에서 체 게바라의 마지막 게릴라전을 기록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설치, 사진, 영상.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참여작가로는 강제욱, 김은숙, 백설, 서지형, 송민철, 양진우, 육호준, 이윤진, 정혜경, 조문기, 최욱, 최정주, 홍기원, 홍순명, 홍의택이 있다.

쿠바 로베르토 파벨로 사진 제공 | 세종문화회관

쿠바 로베르토 파벨로 사진 제공 | 세종문화회관



‘냉장고 in Cuba’ 섹션에서는 전력낭비로 버려진 오래된 쿠바의 냉장고가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선보인다. 쿠바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냉장고를 물려주는 풍습이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새로운 제품의 홍수 속에 사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문화의 차이와 일상에서 쉽게 만나는 제품이 주는 의미에 대해 고찰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