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선 엄마랑, 실업팀선 아빠랑

입력 2013-07-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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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의 성지현은 가장 좋아하는 숫자로 ‘1’을 꼽았다. 여자단식 세계랭킹을 6위까지 끌어올린 그녀는 ‘1’, 즉 세계 정상을 향해 뛰고 있다.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성지현이 심판석에 앉아 점수로 자신의 나이와 가장 좋아하는 숫자를 표현했다. 여수|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성지현, 아버지 성한국 감독 밑으로


여름철종별배드민턴 여대부 단식 우승
내년 2월 졸업 후 MG새마을금고 입단
대표팀 이어 실업팀서도 부녀 사제지간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에이스 성지현(22·세계랭킹 6위)이 신생팀 MG새마을금고에 입단한다. 새마을금고를 이끌고 있는 성한국(50) 감독과 부녀사제지간으로 또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한체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성지현은 내년 2월 졸업 직후 새마을금고에 입단해 실업무대에 설 예정이다. 올해 남자팀을 창단한 새마을금고는 성지현의 입단과 함께 여자팀 창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지현의 새마을금고 입단은 부친인 성한국 감독이 새마을금고 사령탑으로 재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한체대에서 어머니인 김연자 감독의 지도를 받다가 실업팀에선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게 된 것이다.

성한국 감독-성지현 부녀의 사제지간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 감독은 지난해까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성지현을 제자로 뒀다. 당시에도 성 감독은 딸을 편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다른 대표선수들에게 더욱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성지현은 2일 “아버지가 감독으로 계시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클 것 같다. 사생활도 없을 것 같고…. 하지만 학교에서도 엄마 밑에서 선수로 있었기 때문에 익숙하다”며 웃었다. 이어 “아버지도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새마을금고에 입단하면) 아버지께 누가 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4년간 몸담았던 한체대에서도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것이 성지현의 마음가짐이다. 그에 걸맞게 성지현은 1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11일째 여대부 단식 결승에서 정지송(인천대)을 세트스코어 2-0(21-10 21-16)으로 가볍게 누르고 우승을 거머쥐며 다시 한번 국내 최강임을 입증했다.

여름철종별대회 일정을 마친 성지현은 대표팀에 재합류해 국제대회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한다. 2013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프리미어 단식 우승, 2013 독일오픈 그랑프리골드 단식 3위, 2013 전영오픈 슈퍼시리즈프리미어 단식 3위에 오른 그녀는 8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2013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세계정상급 선수들과 우열을 다툰다.

여수|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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