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칼 같은 탭댄스에 소름 돋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입력 2013-07-03 10: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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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 타다탁타 타닥타….

무대를 가득 채운 경쾌한 탭댄스에 관객들이 몸을 들썩인다.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더 화려하고 흥겹게 돌아왔다. 세기와 세계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이 고전 뮤지컬은 몇 번을 본 관객들마저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300여 벌의 의상, 14개의 대형 무대장치, 30회가 넘는 숨가쁜 무대전환은 관객들이 실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쇼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당연히 ‘탭댄스’이다. 이미 ‘탭댄스’로 유명한 이 뮤지컬은 배우들이 연습하는 동안 다이어트가 저절로 돼 '42번가 다이어트'라는 별명도 있다. 이번 탭댄스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탭댄스 중 가장 난도가 높다. 배우들은 4개월간 12시간씩 탭댄스를 익혔다.

무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배우들의 땀과 노력으로 완성된 탭댄스와 군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상적이다. 그들의 현란한 발놀림에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커튼콜에 모든 배우들이 나와 보여주는 탭댄스는 마치 그들의 모든 팔과 다리가 하나로 연결된 듯 움직여 입을 다물 수가 없을 정도다.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에게 눈호강 제대로 시켜주는 이 뮤지컬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시골처녀 페기소여가 뮤지컬 본 고장 브로드웨이에서 고난을 극복하며 스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약 2시간 안에 한 소녀의 꿈이 이뤄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기에 조금씩 보이는 이야기의 틈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그 틈을 채워준다. 악명높은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역의 박상원 남경주, 과거 유명세를 떨쳤던 뮤지컬 여배우 도로시 브록 역에 박해미 홍지민 김영주는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특히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이야기가 배우들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그들의 대사 한마디에는 진심이 담겨있다.

또한 주인공 페기 소여 역에는 신인 정단영, 전예지가 캐스팅이 됐다. 정단영은 뮤지컬 데뷔 10년 만에 주인공을 꿰찼다. 단역부터 천천히 뮤지컬 배우의 길을 밟아온 정단영은 극 중 ‘페기 소여’와 같은 상황이 펼쳐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7월 9일부터 28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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