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넥센 승승장구, 외야수 보살행진의 힘!

입력 2013-07-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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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이택근·장기영 등 정확한 송구 V견인
염경엽감독 “외야수비 우리 팀 최강”

최만호코치 “타고난 어깨와 훈련 덕”
“선수들 수비 재미 붙인게 가장 큰 효과


#장면 1=4월 16일 사직 롯데전. 넥센이 3-4로 뒤진 6회말 롯데 선두타자 전준우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여유 있는 2루타 코스. 우익수 유한준이 공을 잡자마자 2루로 뿌렸다. 송구가 정확하게 유격수 강정호의 글러브로 향하면서 전준우는 아웃. 롯데의 다음타자 김대우가 다시 2루타를 쳤으니 수비로 1점을 막은 셈이다. 넥센은 결국 7-4로 역전승했다.


#장면 2=6월 29일 대전 한화전. 5-5로 맞선 7회말 2사 2루서 한화 김태완이 좌전안타를 때렸다. 역전주자가 3루를 돌아 홈으로 향했다. 그러나 좌익수 장기영의 송구는 한치의 오차 없이 포수 허도환의 미트에 들어갔다. 역전 위기를 넘긴 넥센은 6-5로 이겼다.


#장면 3=7월 9일 목동 롯데전. 넥센이 2-0으로 앞선 8회초 1사 만루서 롯데 전준우가 중전적시타를 쳤다. 3루주자가 득점하고 2루주자까지 홈으로 내달렸다. 이때 중견수 이택근은 허도환의 미트가 기다리고 있는 자리로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송구했다. 추가실점 없이 이닝 종료. 넥센은 다시 3-1로 승리했다.

최근 넥센의 야구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아주 많다. 이제 그 안에 ‘어깨 야구’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외야수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를 지녔기 때문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최근 “우리 외야수들이 어깨와 수비범위로는 다른 어떤 구단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뿌듯해한 적이 있다. 투수 출신 장기영과 내야수 출신 유한준은 물론 이택근과 문우람도 송구능력이 무척 뛰어나다. 상대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웬만한 안타로는 3루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어중간한 코스의 안타로는 상대 타자주자가 2루를 노릴 수도 없다. 수비와 디테일에 대한 염 감독의 강조는 선수들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현역 시절 철벽수비로 유명했던 넥센 최만호 외야수비코치는 10일 목동 롯데전에 앞서 “기본적으로 우리 외야수들이 대부분 좋은 어깨를 타고났다. 여기에 그동안 체계적 훈련을 통해 실력이 이미 잘 다져진 상태였다”며 “송구 외에 타구판단능력도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넥센 외야수들의 보살 행진은 송구의 강도뿐 아니라 정확성의 힘이기도 하다. 최 코치는 “정확한 송구는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많이 던져보고 연습하는 게 최선”이라며 “예를 들어 송구가 오른쪽으로 자주 빠진다면 좀더 왼쪽을 보고 던지는 연습을 하고, 반대라면 좀더 오른쪽을 보고 던지게 하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선수들 스스로 외야 수비의 즐거움을 자각했다는 게 중요하다. 최 코치는 “그동안 타격에 주로 신경을 쓰던 선수들도 눈에 띄게 수비에 재미를 붙인 게 비결 아닌 비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니나 다를까. 10일 롯데전에서도 넥센의 멋진 보살 장면이 나왔다. 1-2로 뒤진 4회초 2사 후 롯데 박종윤의 큼지박한 타구를 우익수 문우람이 잡아 2루에서 아웃시켰다. 외야에서도 물샐 틈 없는 넥센의 수비. 올 시즌 돌풍을 이끄는 숨은 원동력이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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