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불혹의 전성시대’

입력 2013-07-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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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타석 안타의 역사적 기록이 탄생하는 순간! LG 이병규(9번·왼쪽 2번째)가 10일 잠실 NC전 1회말, 1997년 프로 입단 동기인 손민한(왼쪽 끝)을 무려 7년 만에 타자와 투수로 만났다. 손민한은 초구 느린 커브를 택했고, 이병규는 망설임 없이 배트를 휘둘러 우전안타를 뽑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10연타석 안타의 역사적 기록이 탄생하는 순간! LG 이병규(9번·왼쪽 2번째)가 10일 잠실 NC전 1회말, 1997년 프로 입단 동기인 손민한(왼쪽 끝)을 무려 7년 만에 타자와 투수로 만났다. 손민한은 초구 느린 커브를 택했고, 이병규는 망설임 없이 배트를 휘둘러 우전안타를 뽑았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NC전서 10연타석 안타…통산 최다 신기록

부챗살 타법…타구 방향도 고루 분포
넥센전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 대기록
내년 FA 앞두고 개인 최고 타율 도전

불혹은 40세를 이르는 말이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됐음을 뜻한다. 한국 나이로 불혹인 LG 주장 이병규. 야구선수로 전성기를 훌쩍 넘긴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후배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5일 목동 넥센전에서 최고령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데 이어 10일 잠실 NC전에선 최장 연타석 안타 신기록을 수립하며 새 역사를 썼다. 주변의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야구에만 집중한 결과다.

이병규는 10일 NC전 2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손민한의 초구 시속 120km짜리 느린 커브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뽑았다. 3일 잠실 한화전 5회부터 9일 NC전까지 9연타석 안타행진을 벌인 끝에 이날 마침내 신기록을 만들었다. 김민재 두산 코치가 선수시절 SK 소속이던 2004년 세운 종전 9연타석 안타를 넘어섰다. 3회 2사 3루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1루 땅볼로 물러나 신기록 행진을 마감했다.


● 부챗살 타법으로 일군 신기록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이병규가 연이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로 ‘부챗살 타법’을 꼽았다. 김 코치는 “(이)병규가 얼마 전까지는 잡아 당겨서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는 결대로 치면서 타구 방향이 고르게 나오고 있다. 그 덕분에 사이클링 히트와 연타석 안타행진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김 코치의 말처럼 이병규가 친 10연타석 안타의 방향은 고르게 분포됐다. 좌·우로 3개씩의 타구를 보냈고, 가운데로 2안타를 뽑았다. 나머지 타구 2개는 각각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날아갔다. 또 다양한 구종을 안타로 연결했다. 직구 4개, 슬라이더 2개, 커브 2개, 체인지업 1개, 싱커 1개였다.


● 불혹에 맞이한 제2의 전성기

이병규는 올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일본 주니치에 입단했다가 2010년 LG로 복귀한 그에게는 올해가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시즌 타율 0.388(152타수 59안타)로 ‘장외 타격왕’이다. 한 시즌 개인 최고 타율인 0.349(1999년)를 넘어설 기세다. 부상 악화 없이 꾸준하게 출전하면 충분히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병규는 개인성적에는 욕심이 없다. 오로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만 집중하고 있다. 경기 후 그는 “첫 타석에서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임했는데 안타가 나왔다. 신기록도 세우고 팀도 승리해 기쁘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올해는 개인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다”고 밝혔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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