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가 10일 허정무 부회장 주재로 임원 회의를 열고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비방하며 논란을 일으킨 기성용(사진)에게 징계위원회 회부 없이 엄중 경고를 내리기로 했다. 스포츠동아DB
축구협 경고 조치에 “시간 갖고 결정했어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대표팀 전 사령탑 최강희 감독을 조롱해 큰 파문을 일으킨 기성용(스완지시티) 사태가 일단락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파주NFC에서 허정무 부회장 주재로 임원 회의를 연 가운데 징계위원회 회부 없이 엄중 경고와 대표 선수 소임 교육 강화로 결론 내렸다. 경고도 징계의 일부이지만 징계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채 서둘러 마무리 지은 것이다. 이와 관련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시간을 갖고 결정했으면 좋을 뻔 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 정 회장 불편한 심기 왜?
허 부회장은 “선수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건 축구협회 책임이 더 크다”고 했다. 조직이 개인보다 많은 책임을 지닌다는 논리다. 기성용에게 경고 조치만 내린 건 아니다. 향후 대표팀 합류 때 교육을 받고 본인 입장을 밝히는 공식 자리도 마련될 전망이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기성용이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명보호에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축구협회는 동아시안컵(7.20∼28)을 준비하는 홍 감독이 경기와 관계없는 무거운 짐을 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모호한 규정도 영향을 줬다. 축구협회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에는 대표 선수는 규율을 준수하고, 품위 유지와 선수 상호간 인화단결을 도모할 의무(제13조 선수 의무)가 있다. 또 제16조(징계)에는 ①고의로 대표단 명예를 훼손한 자 ②대표단 운영규정을 위반했거나 훈련 규범을 지키지 않은 자를 징계 대상으로 상정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SNS가 사적 영역이고, 같은 사례가 없어 한 번 잘못으로 중징계를 주는데 부담을 느꼈다. 기성용이 사과의 뜻을 전했고, 최 감독이 수용 의사를 밝힌 점도 참작됐다.
그러나 내부 회의→징계위원회 회부→징계로 이어지는 절차를 밟지 않은 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정 회장이 사안 보고를 받으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절차 무시, 부족한 여론수렴 등의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기성용 건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축구협회 발표에 여론은 크게 반발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를 만들었다’ ‘최악의 선례를 남겼다’ 등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였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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