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있던 구름이 많이 내려왔다” 야구계 기상캐스터 정근우의 오보

입력 2013-07-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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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문학구장. SK의 팀 훈련이 끝나가던 오후 4시30분쯤 슬리퍼를 신은 정근우(SK)가 어슬렁어슬렁 덕아웃에 나타났다. 그는 곧바로 하늘을 꼼꼼하게 살핀 뒤 뭔가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퇴근시간이 조금 늦어지겠네. 오후 6시 정도?” 취재진이 정근우에게 이유를 묻자,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 시간 정도 후에 분명히 비가 많이 올 겁니다. 확실해요.”

아직은 하늘만 조금 흐릴 뿐 비가 내릴 기미가 없는 상황. 그러나 정근우는 호언장담했다.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비구름 사진을 검색한 뒤 “아까는 평양(북한)에 있던 구름이 지금 많이 내려왔다. 강원도쯤 온 것 같다”며 “이제 올림픽대로만 안 막히면 한 시간 안에 도착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변에서 반신반의하자 다시 이렇게 주장했다. “내 정확도가 80%는 넘는다니까요.”

자칭 ‘야구계의 기상캐스터’ 정근우는 한 술 더 떠 막 캐치볼을 시작한 넥센 투수들에게도 비를 예보(?)하기 시작했다. “(문)성현아, 하늘 좀 봐라. 시커멓지?” “(이)정훈이 형! 오늘 몸만 풀다 집에 가실 것 같아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날은 적중 실패 확률 20%에 포함되는 날이었다. 경기 시작시간까지 끝내 비는 오지 않았고, 정근우의 퇴근시간은 더 늦어졌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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