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박정권은 5월까지 28경기에서 타율 0.218로 부진했다. 히팅 포인트가 너무 앞에 있다보니 변화구에 속는 일이 잦았다. 밀어치는 훈련에 매진했던 그는 마침내 자신의 히팅 포인트를 찾았다. 6월 타율 0.314로 부활한 뒤 7월에도 꾸준히 상승세다. 박정권(오른쪽)이 16일 문학 넥센전 2회말 솔로홈런을 친 뒤 정경배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추격·동점·쐐기…적재적소 활약
“4번 임무 정확히 인식…컨디션 굿”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하나가 모자랐다. 그래도 충분히 값진 4안타였다. 홈런 2개를 폭발하며 이 부문 1위로 치고 올라간 넥센 박병호와의 4번타자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아니, 팀이 이겼으니 오히려 최종 승자가 됐다.
SK 4번타자 박정권(32)이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16일 문학 넥센전에서 홈런과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추격의 고삐를 당겼고, 승부의 균형을 맞췄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적재적소에 귀중한 안타를 보탰다.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섰다가 볼카운트 2B-1S에서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의 4구째 슬라이더(127km)가 한가운데로 높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9호 홈런. 이미 넥센이 박병호의 2점포를 앞세워 1회에만 3점을 뽑은 후였다. 박정권의 홈런 한 방이 SK의 의지에 불을 붙였다. 2번째 타석에서도 마찬가지. 3회 무사 1루서 왼쪽 담장 바로 앞까지 날아가는 큼직한 2루타를 때려냈다. 천금같은 무사 1·3루 기회가 이어졌고, 뒤이은 이재원의 중전 적시타 때 박정권은 동점 득점을 올렸다.
5-3으로 앞선 5회 무사 1·2루서도 활약이 이어졌다. 다시 우중간 적시타로 2루주자 조동화를 불러 들였다. 경기가 1점차(6-5)로 끝났으니, 그야말로 귀중한 쐐기 점수였다.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3루타를 기다렸던 7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유격수 쪽으로 느린 땅볼 타구를 날렸지만, 있는 힘껏 1루로 질주해 세이프됐다. 힘과 투지로 만들어낸 안타 4개였다.
박정권은 “요즘 계속 4번타자로 출장하면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지금 컨디션도 좋은 편”이라며 “1승, 1승도 중요하지만 한 타석, 한 타석도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내 임무를 다 하면서 매 타석 집중하고 들어가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사이클링히트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노리진 않았다. 안타를 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며 “시즌 처음으로 4안타 경기를 했다. 이 흐름을 내일까지 잘 이어가서 후반기를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