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은은 “개성이 강한 최강희·공효진 선배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욕설의 달인이라고 칭찬 자자하니 묘한 느낌
거침없는 욕설 연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김가은(24)을 만났다.
그는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박수하(이종석)를 짝사랑하는 날라리 여고생 고성빈 역을 맡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살인미수 누명을 씌우려는 학생들과 결백을 믿어주지 않는 변호사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
김가은은 실감나는 욕설 연기 때문에 “‘실제 모습도 그렇지 않느냐’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다른 것도 아닌 ‘욕을 잘한다’는 칭찬을 들으면 재미있으면서도 기분이 묘해요. 오디션 당시에도 큰 목소리로 욕을 했는데 ‘차지게 잘한다’고 캐스팅됐어요. 한편으로는 배우 김슬기 씨가 욕쟁이 캐릭터를 선점해 아쉬워요. 기회가 되면 욕으로 배틀을 하고 싶어요.(웃음)”
김가은은 욕뿐만 아니라 짝사랑 연기로도 공감을 얻고 있다.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많은 여성이 이종석의 매력에 빠진 채 ‘수하앓이’를 하고 있다. 상대 역인 김가은도 마찬가지.
“11회에서 (이)종석이를 안는 장면이 있었는데, 제 진심이 담겨 있어요. 이때다 싶어 ‘와락’ 안았죠.(웃음) 종석이가 대세잖아요. 친구들이 정말 부러워하더라고요.”
하지만 극중 박수하로부터 눈길 한 번 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는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수하는 장혜성 변호사(이보영)만 바라본다. 성빈이의 상상 속에서라도 로맨틱한 장면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연기자 김가은.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거칠지만 순수한 매력의 고성빈을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있는 김가은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그는 “고성빈 같은 날라리는 아니지만, 학창 시절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 “성빈이처럼 외동딸로 자라 외로움을 잘 느낀다”며 “실제로 닮은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가은이 자주 듣는 또 다른 말은 ‘걸그룹 출신이 아니냐’는 질문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발랄한 이미지와 화려한 의상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정통 연기자 출신. 2011년 SBS 공채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걸그룹 출신이라는 오해를 정말 많이 받아요. 걸그룹 활동은 해본 적이 없어요. 공채 합격 후 2년 동안 소속사 없이 활동했어요. 옷도 알아서 구입하고, 이동도 대중교통으로 혼자 하고요. 스케줄도 제가 조정했죠. 모든 걸 혼자하려니 실수투성이였죠. 감독님께 많이 혼났어요. 집에 돌아오며 먹은 눈물 젖은 빵들을 잊을 수 없어요.(웃음)”
하지만 시련은 김가은을 단단한 배우로 만들었다. 시련들이 쌓이며 배우로서의 틀이 갖춰졌고, 함께 일할 소속사도 마련했다. 그는 “그때와 비교하면 요즘은 정말 편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것이 좋고 신기하다”며 “아침에 눈을 떠 잠들 때까지 내 이름과 드라마 제목을 검색해본다”고 신나는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는 욕심 없이 물 흐르는 대로 살았어요. 이제는 배우로서의 삶에 욕심이 생겨요. 더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또 저와 잘 맞는 역할을 만나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뚜렷한 색깔을 가진 연기파 배우 김가은을 기대해 주세요.”
원수연 동아닷컴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