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성, 누가 국내용이래?

입력 2013-07-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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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주장 하대성(10번)이 20일 호주 선수들과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하대성은 이날 처음으로 A매치 풀타임을 소화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대표팀 주장 하대성(10번)이 20일 호주 선수들과 치열한 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하대성은 이날 처음으로 A매치 풀타임을 소화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홍명보호 주장완장…첫 A매치 풀타임
날카로운 침투패스·후배들 리드 합격점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출전시간 100분. 그리고 90분 풀타임.

홍명보호 1기 ‘주장’ 하대성(28·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호주와 1차전에서 교체 없이 90분을 전부 소화했다. 8번째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출전 만에 누린 풀타임 출전이다.

하대성은 그동안 ‘국내용’이란 오명을 안고 살았다.

작년 FC서울의 주장을 맡아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인정받았지만 유독 대표팀 유니폼과는 인연이 없었다. 몇 차례 대표팀에 발탁됐으나 인상적인 활약을 남기지는 못했다. 대표팀의 친선경기 이외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중요한 길목에서 번번이 배제됐다. 지난달 열린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3연전에서도 몇몇 해외파들이 빠졌지만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작년 9∼10월 열린 우즈베키스탄 및 이란과 최종예선 2경기에서 총 100분을 소화한 게 전부다. 오명을 하루빨리 벗고 싶었다.

홍명보 감독은 하대성을 주장으로 선임하며 K리그 최고 중원사령관에 대한 강한 믿음을 표시했다. 자연스레 호주전 선발 출전이 유력했다. 중원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바랐다. 부담이 적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홍명보호 1기의 주장으로 책임을 떠맡았다. 어린 선수들이 대거 발탁된 대표팀을 이끌고 나가야 했다. 대표팀에서 하대성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염기훈(30·경찰단)밖에 없다. 대표팀 안팎의 잡음도 해결해야 했다. 일부 선수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파문으로 땅에 떨어진 태극마크의 사명감과 신뢰를 회복해야 했다. 실종된 끈끈하고 투지 넘치는 경기력도 보여야만 했다.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른 탓일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하대성은 초반부터 수차례 패스미스를 했다. 리그에서 보였던 활약과 분명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빠르게 적응했다. 위치선정과 패스 차단, 뛰어난 침투패스로 대표팀의 공수를 조율했다. 전반 37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김동섭의 헤딩슛을 도왔고, 5분 뒤에는 침투패스로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수시로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경기 내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하대성은 “짧은 시간 동안 훈련한 것 치고는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경기력에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부족했고 만족할 수 없다. 앞으로 더 좋아지도록 노력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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