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금) 첫 날 1만 9천 명이 운집한 안산밸리록페 현장은 27일(토) 이틀째 3만 2천 명이 몰리며 뜨거운 음악의 향연을 펼쳤다. 올해 안산밸리록페는 작년 대비 2배 이상의 부지 확장으로 ‘쾌적하다’는 호평을 이끌었으며 현재 음악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라인업들을 무대에 대거 세우며 ‘역대 최고의 라인업’이란 평론가들의 기대를 입증시켰다.
첫 날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장장 3 시간 동안 거장의 관록을 제대로 보여준 헤드라이너 ‘큐어’가 화제를 모았다. 50대의 나이에도 지치지 않는 보컬의 힘을 보여주는 큐어의 공연은 기본이 3시간. 지난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서는 오버 타임마다 벌금을 내야 하는 주최측에서 심지어 엠프 코드를 뽑고 최후에는 조명을 암전시켰을 정도로 유명하다. 안산밸리록페를 통해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인 큐어의 무대에 관객들은 “3시간의 시간이 체감되지 않을 만큼 몰입도 높은 무대”라 감탄했다.
역시 올해로 첫 내한을 맞은 ‘THE XX’는 개최 전부터 많은 평론가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될 무대로 가장 많이 언급한 아티스트이다. 느리면서도 강렬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THE XX의 무대는 바닷가 특유의 해무와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둘 째날 헤드라이너 ‘스크릴렉스’는 예고된 대로 초대형 우주선 DJ 박스를 동원해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이 무대를 보기 위해 3만 여 관객들이 순식간에 빅탑스테이지로 몰려들었으며 화려한 영상과 조명, 세계 최고의 DJ 퍼포먼스, 여기에 초대형 태극기를 띄우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우주선 DJ 박스에 관객들은 넋을 놓고 열광했다.
한국에서 익숙한 ‘Have a nice day’의 주인공 ‘스테레오포닉스’ 또한 이 날의 슈퍼스타였다. 모두가 기다린 이 곡이 연주되는 순간 관객석은 록페의 묘미인 떼창이 울려 퍼졌으며 관객과 아티스트가 혼연일체 된 하나의 무대를 연출했다.
매년 눈에 띄는 국내 아티스트의 저력은 올해도 음악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공연형 아티스트로 입증된 데이브레이크는 첫 날의 분위기를 책임졌으며 이지형은 사극 의상으로 무대에 올라 ‘기분이 좋으냐? 천한 것들은 이것을 개간지라 한단다”란 명언을 남겨 현장을 초토화 시켰다. 결성 25주년의 봄여름가을겨울은 작년의 들국화에 이어 또 한번 관객들을 뭉클하게 했다. 세대를 넘어 숱하게 들어 왔던 이들의 명곡에 20대부터 4.50대 관객들은 모두 하나가 됐다.
결성 후 록페스티벌이 처음이라는 불독맨션은 사실 음악팬들이 가장 기대한 무대. 흥겨운 사운드에 노련한 무대 매너를 보인 이들의 무대에 관객들의 춤사위가 물결쳤다. 불독맨션은 “이렇게 수많은 관객들과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자체가 짜릿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Mnet 밴드의 시대에서도 최고의 극찬을 받은 3호선 버터플라이는 두터운 팬 층의 지지와 함께 늦은 오후를 책임졌다.
한편 둘째 날 메인 무대가 모두 끝난 후 자정에 이어진 전설의 아티스트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공연은 파격적인 타임테이블로 꼽히며 수 만 명의 발길을 잡아두었다. 음악 평론가 김작가는 “슈게이징을 위해 특별히 허락된 시간. 애프터 파티의 느낌이 아닌 록페의 썸머타임을 부여 받은 듯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작가는 “짙게 깔린 해무와 어우러진 음악의 신비로운 매력은 안산밸리록페의 또 다른 헤드라이너. 마치 록의 순례자들이 대부도에 몰려든 듯한 환상을 심어준다”고 분위기를 전하는 한편 “록페 전용부지를 설립하며 땅을 고르고 새로이 심은 이 곳의 잔디와 어린 메타세콰이어나무들이 1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 지 기대된다. 차근히 성장하는 안산밸리록페의 미래가 밝다”고 호평했다.
28일 마지막 날에는 거장 나인인체네일스를 비롯해 그래미의 선택 ‘펀’, 세계 최고의 기타 테크니션 ‘스티브 바이’, 라이브의 파워 ‘허츠’가 라인업으로 자리하며 더욱 많은 관객들이 안산밸리록페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은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총 80여 팀의 국내외 아티스트와 함께 뜨거운 음악 축제를 이어간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