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공격수 부산 임상협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안았다. 올 시즌 K리그에서 8골을 터뜨리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 홍명보 감독의 눈에 들었다.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부산에서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이젠 대표팀에서도 뜻을 이루고 싶다.”
K리그를 대표하는 꽃미남 공격수 임상협(25·부산)이 6일 발표된 페루와의 평가전(14일)을 위한 대표팀에 발탁됐다. 생애 첫 A대표팀이다. 올 시즌 8골을 터뜨리며 득점랭킹 7위에 올라있다. 임상협은 “하루 전인 5일 윤성효 감독님을 통해 대표 발탁 소식을 들었다. 가슴이 뛰어 잠이 오지 않았다”고 벅찬 소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절치부심했다. 작년 3골1도움의 부진을 딛고 재기에 성공했다. 왼 발목이 완전히 회복되면서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다. 3일 열린 경남FC와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가 압권이었다. 혼자 3골을 몰아치며 빼어난 골 감각을 드러냈다.
왼쪽 측면 사이드에서 주로 활동하지만 대표팀에서 눈여겨 볼만한 득점력이었다.
임상협은 “해트트릭이 (대표 발탁에) 많은 힘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올 시즌 경기력에 90% 정도 만족하고 있다. 부상도 없고 꾸준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첫 승선하는 대표팀이라 부담이 없지 않을 터. 든든한 우군이 많아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 주장 하대성(서울)은 전북 입단 시절 1년 간 함께 지냈고,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작년까지 부산에서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동갑내기 이승기(전북)와도 친하다. 1년 후배 김동섭(성남)과는 장훈고 시절을 함께 보냈다.
“아는 선수들이 많아 적응이 어렵진 않을 것 같다.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했다. 소속팀 절친 박종우도 큰 힘이 됐다. “종우가 이번 명단에 들지 못해 많이 아쉽다. 그러나 종우가 축하도 많이 해줬고 대표팀 스타일과 방향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전했다.
임상협은 대표 발탁 뒤 걸려온 아버지의 전화를 잊지 못했다. “평소 자주 통화하진 않는다. 고맙다고 말씀하시는데 가슴이 뭉클했고 기분이 남달랐다”고 했다. 그토록 기다렸던 태극마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무게감은 더할 나위 없다. 그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1% 밖에 달지 못하는 게 태극마크다. 튀기보단 맞는 옷을 입고 차근차근 해내고 싶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투혼을 바치겠다”고 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