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아인트호벤에 필요한 이유] 동료들 돕는 희생의 리더십

입력 2013-08-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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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스포츠동아DB

68분간 8810m…왕성한 활동량 여전
평균22세 어린동료 아우르는 노련미

아인트호벤 필립 코쿠 감독이 왜 박지성(32)에게 직접 전화까지 걸어 영입을 희망했는지 잘 보여준 한 판이었다. 박지성이 8년 만에 네덜란드 무대 복귀전을 치렀다. 박지성은 21일(한국시간) AC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출전해 6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인트호벤은 전반 15분 알 샤라위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5분 마타우쉬의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박지성이 후반 23분 요제프준과 교체 아웃될 때 필립스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은 일제히 일어서 박수와 함께 ‘박지성 송’을 부르며 영웅의 귀환을 축하했다.


● 소리 없이 강했다

박지성은 소리 없이 강했다. 패스를 받은 뒤 지체 없이 동료들에게 깔끔하게 연결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이었다. 박지성은 35개의 패스를 시도해 27개를 정확하게 배달해 77%%의 패스성공률을 보였다. 팀 평균 패스성공률(78%%)과 비슷하다. 욕심내지 않는 플레이도 여전했다. 박지성은 전반 7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바이날둠에게 감각적인 힐패스를 연결했다. 보기에 따라 박지성이 직접 슛을 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볼의 속도가 워낙 빨랐다. 박지성은 동료에게 찬스를 열어줌으로서 득점 확률이 좀 더 높은 쪽을 택했다. 동점골에도 박지성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 박지성은 혼전 중 볼을 악착같이 따내 브루마에게 패스를 내줬고, 브루마의 중거리 포를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하자 마타우쉬가 달려들며 헤딩으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 왕성한 활동량 여전

박지성의 왕성한 활동량은 여전했다. 박지성은 68분 동안 8810m를 뛰었다. 90분 풀타임 활약했다고 가정했을 때 1만1660m를 뛴 셈. 아인트호벤은 총 11만1247m를 뛰어 10만7536m의 AC밀란보다 활동량이 많았는데, 박지성도 한 몫 했다. UEFA의 히트맵(선수들의 활동공간을 색깔로 나타내는 시스템)을 살펴보면 박지성은 오른쪽 윙으로 선발 출발했지만 활동범위는 중앙과 수비지역을 넘나들었다. 코쿠 감독의 지시를 십 분 이행했다.


● 노련함으로 팀 약점 커버

박지성은 아인트호벤에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아인트호벤은 경기 초반 AC밀란을 압도했다. 이미 정규리그 3경기와 챔스리그 3차 예선 등 5경기를 치른 아인트호벤은 아직 시즌 개막도 하지 않아 몸이 덜 풀린 AC밀란을 거세게 몰아쳤다. 그러나 평균연령이 22세가 채 안 되는 젊은 팀의 한계도 동시에 드러냈다. 좋은 상황에서 선수들은 욕심을 부리거나 무리한 플레이로 흐름을 끊었다. 역습 한 방에 선제골을 내준 것도 이런 이유다. 아인트호벤은 슛 19대14, 유효 슛 10대5로 앞서고도 홈에서 비기는 데 그쳤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박지성의 노련함은 앞으로 팀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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