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와 아마추어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2013 하나은행 FA컵 4강 대진이 확정됐다. 2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대진 추첨 결과 부산 아이파크①-전북 현대③, 제주 유나이티드②-포항 스틸러스★가 결승 진출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이번 대회는 원 스타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준결승 통과 시 작은 숫자의 팀이 결승전 홈 팀이 되고, ★을 받은 포항은 부산이 결승에 올라야만 안방 경기를 치를 수 있다.
● 아픔과 환희의 공존 매치업
4강전 홈 팀과 원정 팀은 극명히 비교되는 FA컵 역사를 지녔다. 안방 개최권을 갖게 된 부산과 제주는 아픔이 많은 경우다. 부산 윤성효 감독은 수원 시절인 2011년 프로 첫 우승 찬스를 명백한 오심으로 날렸다. 당시 성남 일화와 결승에서 수원은 석연찮은 판정으로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제주 박경훈 감독도 2010년부터 작년까지 2차례 준결승에 오르고도 마지막 한 끝이 부족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당시 상황 모두 원정 팀 입장이었다.
그래서일까. 대진 추첨 후 이어진 공식 인터뷰에서 양 팀 감독은 홈경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감독은 “상대가 누구든 홈경기만 바랐다”는 말로, 박 감독은 “부임 4년차인데 FA컵 4강만 세 번째다. 작년은 포항 원정에서 무너졌다. 안방에서는 다를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원정 팀은 정반대다. 전북과 포항 모두 FA컵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2005년 정상을 밟았고,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해 명장 반열에 올랐다. 포항 황선홍 감독도 부산을 이끈 2010년 결승전에서 수원에 좌절을 맛본 뒤 작년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당시 황 감독은 눈물을 보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부산보다 윤 감독이 더 무섭다”고 위트를 전하는 한편 “총력전을 펼치겠다”며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황 감독도 “작년 우승할 땐 계속 홈경기였는데 올해는 원정만 간다. 그래도 우린 우승의 환희를 안다”며 주먹을 쥐어보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