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마공원 최초이자 3827일만에 이룬 한국경마 감독 최단기간 600승 기록이었다.
¤아홉수? 김영관 감독은 예외였다
보통 다승기록을 앞둔 선수나 감독은 1승을 남기고 소위 ‘아홉수’를 겪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기록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김영관 감독은 달랐다. 김 감독은 개인통산 597승으로 출발한 지난 23일 금요경마에서 1경주와 3경주에서 연달아 우승에 단숨에 599승을 기록했다. 이어진 9경주에서 ‘자이언츠키’로 대망의 600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9경주에서 인기순위 1위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김영관 조교사는 아쉬워하는 대신 11경주에 출전하는 두 경주마의 컨디션 체크를 택했다.
“사람이 왜 아쉽지 않겠어요? 하지만 11경주에 우리 마방에서 두 경주마가 나가기 때문에 아쉬워할 시간에 작전을 구상하는 게 낫겠다 생각했죠.”
역시 부경 최고의 명장다운 담대함이 돋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11경주에 김 조교사는 ‘위대한부활’과 ‘인디밴드’를 경주에 내보냈다. 임성실 선수가 기승한 ‘인디밴드’는 최고 인기마였다. 1800m 경주의 출발대가 열리고 ‘인디밴드’는 초반 선두권이 아닌 후미에서 힘을 비축했다. 관람대 건너편 직선주로에서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리기 시작해 4코너를 맞이할 때는 선두그룹을 거의 따라잡았다. 이어 직선주로 외곽에 위치해 멋진 추입력을 선보이며 선두를 추격, 2위를 목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김영관 감독의 개인통산 600번째 승리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600승 특급도우미 임성실 기수
김영관 감독의 600승 뒤에는 임성실 선수라는 특급도우미가 있었다. 2011년부터 김영관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체결한 임성실 선수는 23일 김영관 감독의 600승에 필요했던 3승을 혼자 해결했다.
올시즌 김영관 감독은 69승으로 다승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이중 임 선수가 22승을 책임졌다. 김 감독 휘하의 17명 선수중 가장 많은 승수다. 2위는 13승을 올린 후지이 선수.
¤마방운영의 3박자가 이뤄낸 600승
김영관 감독은 인터뷰에서 600승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좋은 마필자원, 선수, 관리사들의 노력’이라는 삼박자의 조화를 꼽았다.
우선 ‘마주들의 믿음’을 가장 먼저 말했다. “내가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마필자원의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마주님들이 좋은 말을 믿고 맡겨주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기수들의 뛰어난 기승술’을 꼽았다. “부경의 모든 선수들이 다 뛰어나지만 우리 경주마에 기승하는 선수들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번 잘 타줬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방식구들의 헌신’을 꼽은 김 감독은 “우리 19조 식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통산 600승의 든든한 바탕이다”며 “낮이나 밤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족처럼 경주마들을 관리해주는 우리 마방식구들이 아니었다면 600승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동아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