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식 통해 회사 아이콘 된 러시앤캐시 베스피드 배구단

입력 2013-09-08 1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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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강원도 평창에서 사내직원들을 대상으로 창단식을 한 러시앤캐시 베스피드 배구단.사진제공|러시앤캐시 베스피드

7일 밤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알펜시아 리조트는 쌀쌀한 기운이 느껴졌다.
1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인 알펜시아 점프스키 스타디움만 뜨거운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프로배구 제7구단 러시앤캐시 베스피드의 모기업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1박2일간 진행한 전체사원 워크샵 자리였다. 내부행사를 마친 뒤 배구단의 사내 창단식이 시작됐다. 오후 8시20분 무대 위의 대형 전광판에서 요란한 음악으로 버무린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정장을 차려입은 도시남자들의 마초 이미지를 상징화한 러시앤캐시 선수들이 나오자 직원들은 열광했다.

연신“잘 생겼다”는 여직원들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락 음악의 비트가 스타디움에 울려 퍼지는 동안 동영상 속의 선수들이 스파이크하고 블로킹하고 점프하는 모습을 초 슬로모션으로, 때로는 그래픽을 섞은 특수영상으로 보여줬다. 땀과 열정 진정성이 느껴졌다.

유명 가수의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선수들을 소개하는 영상은 화려했다. 사회자가 선수들을 소개했다. 선수들이 배구공을 들고 무대로 뛰어 나갔다. 양 옆에 도열하듯 서 있던 직원들은 선수들이 지나가자 하이파이브를 하며 큰 박수를 쳤다.

멋진 양복의 김세진 감독을 선두로 선수들이 앞서 나갔다. 마지막에 새 외국인 선수 바로티가 따라가자 최윤 회장이 손을 잡고 함께 무대로 뛰어올랐다. 아이들 가수의 무대 등장과 다름없는 분위기였다. 선수들도 이들을 환영하는 직원들의 표정도 감동에 벅찬 듯 했다.

러시앤캐시 베스피드는 이렇게 모기업 전체 직원에게 첫 선을 보였다.

당초 배구단은 새롭게 정한 연고지에서 화려한 창단식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연고지 후보였던 안산시와 협의를 마치지 못해 정식 창단식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정례적으로 하는 전직원 워크샵을 통해 사내 창단식을 먼저 진행했던 이유다.

김세진 감독은 배구단 기를 받은 자리에서 “올 시즌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반드시 강팀을 만들어 이른 시간 안에 정상에 도전 하겠다”고 했다.

직원들은 김 감독의 자신감에 찬 출사표에 열광했다. 선수단 소개와 미니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선수들도 분위기에 점차 익숙해져 갔다. 김세진 감독이 무대를 내려간 뒤 새롭게 한 가족이 된 직원들에게 멋진 신고식을 했다. 최신유행 댄스음악에 맞춰 전 선수단이 춤을 췄다.

키 큰 남자들의 댄스는 힘이 있었다. 강영준은 겉옷을 벗어 근육질의 몸매를 그대로 보여줬다. 여직원들은 비명을 질러댔다. 그동안 대부업체에 대한 사회의 편견 속에서 자신의 소속을 밝히기 꺼려했던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직원들에게는 배구단의 멋진 남자들을 통해 자랑스럽고 떳떳한 회사의 일원이 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베스피드 선수들은 7일 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회사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했다. 최윤 회장은 “배구단에 정말 고맙다”고 했다. 1000여명의 든든한 응원단을 얻은 러시앤캐시 베스피드는 이제 11월 V리그 개막을 향해 힘차게 전진한다.

평창 |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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