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권호 “레슬링 올림픽 재입성, 가슴 뻥 뚫리는 기분”

입력 2013-09-09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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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권호 대한레슬링협회 이사. 스포츠동아DB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침착했지만 들뜬 목소리였다. 심권호(40) 대한레슬링협회 이사는 9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레슬링 올림픽 재입성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야 한숨 돌렸다”며 말문을 연 심 이사는 레슬링 재진입에 대해 “인기가 식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제125차 총회에서 레슬링을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레슬링은 지난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25개 핵심종목에서 탈락한 지 7개월만에 극적으로 올림픽에 승선했다. 레슬링은 총 유효표 95표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49표를 얻어 올림픽 합류가 결정됐다.

심 이사는 레슬링이 올림픽에 재입성한 데 대해 “IOC가 ‘역사의 중요성’을 인정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일반인들에게 레슬링을 더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심 이사와의 일문일답.


-레슬링 올림픽 정식 종목 재진입을 축하한다.

“고맙다. 오늘 아침에야 한숨 돌렸다. 뭔가 하나 막혔던 것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지난 2월,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퇴출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일단 어이가 없었다. IOC가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였다고 생각했다. 며칠 동안은 멍한 상태로 아무 것도 할 수도 없었고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당시 예고도 없이 갑자기 퇴출 당한 것이라 국내외 할 것 없이 세계연맹까지 모든 레슬링인들이 충격을 받았다.”


-
레슬링인들이 그동안 노력했던 부분은?

“이번 일을 계기로 레슬링인들이 하나가 됐다. 국내에서는 100만인 서명 운동도 펼쳤고, 선수들은 나름대로 해병대 캠프에 가서 마음을 다잡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다. 일반인들에게 레슬링에 대해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레슬링이 올림픽에 재입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IOC가 ‘역사의 중요성’을 인정했다고 생각한다. 레슬링은 고대 아테네 올림픽 시절부터 이어져 온 역사가 깊은 종목이다. 채택되지 못한 다른 종목에는 유감이나 레슬링이 아직 인기가 식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선수단 분위기는 어땠나.


“당연히 좋아했다. 서로 웃고 축하하고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오늘 재입성 소식을 접하자마자 이사회를 열어 회의도 진행하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2016년 브라질올림픽에서 해설 제의가 들어온다면 수락할 용의가 있는가.

“물론이다.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레슬링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은?

“레슬링 룰도 바뀌고 향후 2016년, 2020년 올림픽에는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할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져야 한다.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레슬링이 선수들만이 하는 운동이 아닌 일반인들도 할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서 더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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