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도 빼앗겼는데 캡틴까지 빠졌다. 삼성 주장 진갑용(가운데)이 지난달 23일 대구 두산전 도중 임재철의 파울 타구를 왼쪽 무릎에 맞은 뒤 교체되고 있다. 그 후유증에 시달리던 진갑용은 LG와 치열한 선두싸움을 벌이는 와중인 10일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치열하게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이 또 한번 큰 전력손실을 입었다. 베테랑 포수 진갑용(39)이 무릎 통증으로 1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진갑용은 지난달 23일 대구 두산전에서 임재철의 파울 타구에 왼쪽 무릎을 강하게 맞았다. 한동안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이후 4일간 결장하며 휴식을 취하고 전열에 복귀했지만, 10일 목동 넥센전(우천취소)을 앞두고 다시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열흘 이상의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LG와 엎치락뒤치락 1위 경쟁을 하는 와중에 두산과 넥센의 추격까지 거세진 시점이라 진갑용의 빈 자리는 더 커 보인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넥센전이 비로 취소된 뒤 “이제 차·포를 다 떼고 붙어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류 감독이 비유한 장기의 ‘포’가 진갑용이라면, ‘차’는 왼쪽 어깨 부상으로 빠져있는 채태인. 류 감독은 “타율 가장 좋은 타자가 빠지고, 경험 많은 주전 포수도 없으니 차·포를 다 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린 지금 조동찬도 빠져있으니, 장기로 치면 ‘마’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장기에서 가장 중요한 말들을 빼고 시즌 막바지의 고비를 헤쳐 나가야 하는 삼성이다. 채태인의 복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나마 희망적이다. 류 감독은 비 내리는 목동구장의 하늘을 바라보며 “그래도 어쩌겠나. 붙어봐야지”라고 차분하게 전의를 다졌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