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윤일록(오른쪽). 스포츠동아DB
손흥민, 내일 맨유와 유럽챔스리그 A조 1차전
윤일록도 알 아흘리와 亞 챔스리그 8강 2차전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 유력…득점포 기대
동갑내기 절친이 추석연휴 첫 날 나란히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주인공은 손흥민(레버쿠젠)과 윤일록(FC서울). 1992년생 동갑인 둘은 2009년 나이지리아 U-17 월드컵 8강을 함께 이끌며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9월6일과 10일 아이티,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위해 나란히 A대표팀에 뽑힌 뒤 이동할 때나 패스 훈련 뿐 아니라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 때도 늘 붙어 다녔다. 활발한 성격의 손흥민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농담하면 조용한 성격의 윤일록은 이따금씩 웃으며 말을 받았다. 소속 팀으로 돌아간 손흥민과 윤일록은 추석연휴에 중요한 일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1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1차전 원정에 나선다. 윤일록은 같은 날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홈 2차전을 치른다.
● 동경하는 팀 상대로 챔스리그 데뷔전
손흥민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 상대가 맨유라는 점이 흥미롭다. 손흥민은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와 붙어보고 싶다”고 수차례 얘기해왔다. 그는 대표팀 평가전을 마치고 11일 독일로 출국할 때도 “맨유는 내가 어려서부터 정말 좋아해 온 팀이다. TV에서 맨유가 골을 넣는 모습을 보면 소리를 질렀을 만큼 팬이었다. 내가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손흥민의 선발 가능성은 높다. 손흥민은 그동안 리그 경기에서 시드니 샘, 스테반 키슬링과 함께 꾸준히 공격 삼각편대로 중용돼 왔다. 이번에도 역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맨유 골문을 노릴 전망이다.
● 챔스리그 사나이 재확인
윤일록은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 유니폼을 입은 윤일록의 데뷔 무대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장쑤 세인티(중국)와 홈경기였다. 윤일록은 2골을 꽂아 넣어 5-1 대승을 이끌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윤일록은 팀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장쑤 세인티 원정에서도 1골을 더 기록했다. 하이라이트는 베이징 궈안(중국)과 16강 홈 2차전이었다.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서울은 2차전에서 초반 선제골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아디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1골이 더 필요했던 후반 25분 윤일록이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윤일록은 절치부심하고 있다. 윤일록은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멋진 동점골을 터뜨리며 홍명보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유럽파들이 대거 합류한 9월 평가전에서는 손흥민에게 밀렸다. 윤일록은 페루전 때는 출전을 못한 채 손흥민이 2골로 펄펄 나는 것을 지켜봤다. 크로아티아전에서도 후반 중반 교체로 뛴 게 전부였다. 윤일록은 이번 챔스리그를 통해 다시 한 번 진가를 보여줄 각오다. 알 아흘리와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긴 서울은 이번 2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기거나 승리하면 준결승에 오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