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피플] 김철수 원장 “양한방 통합치료가 의료의 질 높인다”

입력 2013-09-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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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째 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치료법으로 건강 100세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킴스패밀리의원 김철수 원장. 평소 환자를 가족, 친구처럼 대하는 김원장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잔소리’를 많이 하기로 유명한 우리 동네 의사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사진작가 정기국

25년째 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치료법으로 건강 100세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킴스패밀리의원 김철수 원장. 평소 환자를 가족, 친구처럼 대하는 김원장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잔소리’를 많이 하기로 유명한 우리 동네 의사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사진작가 정기국

■ 킴스패밀리의원 김철수 원장

“양한방 통합으로 더 빠른 치료 가능
100세시대…뇌건강 생활습관 중요
이웃과 소통하는 동네 의사가 천직”


건강은 영원한 숙제다. 그 숙제를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가는 ‘잔소리꾼’ 의사가 있다. 위압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은 종합병원 의사가 아니다. 소박하고 푸근한 동네병원 의사다. 서울 송파구에서 킴스패밀리의원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철수 원장이 그 주인공.

김 원장의 명함은 여느 의사와 다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라는 소개 옆에 ‘한의사’라고 나란히 명기돼 있다. 그렇다. 김 원장은 25년째 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해 건강 100세 시대를 열어가는 동네병원 가정주치의다. 김 원장이 말하는 건강 100세의 비법은 건강한 습관을 가지라는 것. 이 소소한 ‘비방’을 내원하는 환자에게 엄마가 잔소리하듯 한다. 김 원장은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의사로 소문나 있다. 그에게 환자는 가족이자 친구다. 그를 만나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잔소리’를 들어봤다.


- 양한방 통합치료를 하는 의사는 많지 않은데.

“양의학도 중요하고 한의학도 중요하다. 하지만 양한방 통합치료를 하면 더 빠르고 좋은 치료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감기가 걸렸을 때 춥고 열나고 콧물, 기침, 목이 붙고 하는 증상은 양의학으로 치료한다. 한의학적으로 감기는 기가 허하고 몸이 차서 오는 증상이기 때문에 몸을 보하고 따듯하게 덥혀주는 약재를 쓰면 안과 밖으로 치료가 돼 환자가 편안해지고 빠르게 치료될 수 있다. 양한방 통합치료는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


- 양의학을 마치고 다시 한의학을 전공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개원하고 하루 300∼400명이 넘는 환자를 무려 5년 여간 진료했다. 과로로 어지러움과 스트레스성 당뇨가 왔다. 건강도 챙길 겸 일정기간 쉬려고 했는데 이 참에 한의학 공부를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의대에 들어갔다. 잠재의식 속에 한의학에 대한 동경도 있었다. 어릴 때 외갓집에 가서 소를 탔다가 떨어진 일이 있었는데 그때 침을 맞고 바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한의학에 대한 놀라운 경험을 한 것이다. 그 경험도 나를 한의학으로 이끈 한 동인이 됐다.”


- 종합병원 의사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동네병원 의사의 길을 택했나.

“원래 틀에 박힌 공부를 싫어한다. 환자를 보면서 연구하고 이렇게 저렇게 응용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 동네병원은 내게 꼭 맞는 스타일이다. 우리 이웃과 소통하고 치료하고 함께 살아가는 맛이 고소하다. 동네병원서 연구하고 진료하면서 때론 환자들에게 많이 배운다. 동네병원은 사람 살아가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 건강 100세 시대가 열렸다. 특히 어떤 부분의 건강에 신경 써야 하나.

“뇌 건강이 문제다. 치매나 중풍에 걸리지 않고 똑똑하게 늙어가는 법을 알아야 한다. 뇌 건강은 예방 밖에 없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첫째 잠을 푹 자고 건강한 식사법을 실천해야 한다. 둘째는 느리게 생각하고 느리게 살아가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셋째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넷째는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몸의 온도를 1도만 높이면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특히 체온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맘에 드는 동네병원을 정해 자신의 주치의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기억에 남는 환자는.

“나는 어떤 의사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 환자가 있었다. 외국에서 살다 이혼하고 돌아와 일하는 분이었는데 스트레스가 많았다. 배가 아파 자주 내원했는데 위암 말기로 운명을 달리했다. 올 때마다 내시경 검사를 권했지만 약만 원했다. 강제로 검사시키지 못한 내 행동을 오랜 기간 후회했다.”


- 동네의사로서 겪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은.


“지금의 동네병원은 입석버스다. 입석버스 안에는 한 두 정거장 가는 손님(감기 소화불량과 같은 가벼운 병), 장거리 손님(공들여 진단해야 되는 병) 등 여러 부류다. 단거리 손님은 차를 타면 편하겠지만 이 때문에 종점까지 가는 장거리 손님은 서서 가기도 한다. 불합리한 방법이다. 게다가 한 두 정거장 가는 손님은 자신을 위해서 걸어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좋기도 하다. 장거리 손님은 입석버스보다 좌석버스를 타야하고 버스비도 더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저런 사람 다 태워야 하고 단거리나 장거리손님 모두 버스요금이 같다.”

김 원장은 푸근한 생김새도 딱 동네의사다. 굵은 베이스급의 목소리 톤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 덕에 깊은 마음의 병에 걸린 이웃들이 그를 찾는단다.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법을 찾는 일이 재미있단다. 마음의 병이 깊은 환자에게는 뛰어난 약효의 명약보다 마음의 치유가 우선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김 원장은 최근 동네병원 의사로 겪은 일과 질병 예방법, 자신의 의술철학 등을 담은 ‘동네병원 의사 김철수’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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