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지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라” 김기태감독의 격려

입력 2013-10-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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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사실 우리 팀에는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박수 받아야 할 선수들이 많잖아요.”

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LG 김기태 감독(사진)은 “우리 선수들이 최근 많이 지쳤다”고 고백했다. 올 시즌을 쉼 없이 달린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치열한 접전들을 거듭 치르느라 선수단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있다. 지난달 19∼30일 7경기에선 2승5패로 부진했다. LG의 한 선수는 “넥센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최소한 2위라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솔직히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은 선수들의 몸을 무겁게 만든다. 실수와 자책의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김 감독은 “요즘 자책하는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에게 ‘지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라’고 주문했다. 감독이 욕심이 없다고 욕을 먹을지언정, 선수들은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지시 속에 코치들도 선수들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낸다. 주장 이병규(9번) 역시 “져도 괜찮다. 재밌게 하자”며 후배들을 다독이기에 여념이 없다.

사실 김 감독이 선수단에게 보낸 메시지는 올 가을잔치를 염두에 둔 것이다. 무거운 분위기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칠 경우, 자칫 포스트시즌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여기까지 잘 달려왔는데, 가을야구도 업(UP)돼서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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