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男가수의 자존심’ 임창정의 이유 있는 음원 돌풍

입력 2013-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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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의 저력과 인기 이유 4가지

가수 겸 배우 임창정(40)이 원조 발라더의 저력을 발휘하며 가을밤 음악팬들의 귀와 마음을 적시고 있다.

임창정은 지난 24일 첫 번째 싱글 '나란놈이란'을 발표하고 동명 타이틀곡 '나란놈이란'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나란놈이란'은 공개직후 대부분의 국내 음원차트 1위를 거머쥐며 '가수 임창정'이 여전히 건재함을 알렸다. 그는 매시간 순위가 뒤바뀌는 치열한 경쟁의 음원 시장에서 현재까지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원조' 발라드 가수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음원차트를 독식하는 가운데 아이돌 가수가 아닌 노장이 음악과 가창력 하나로 얻은 값진 결과다.

음악 방송에서도 임창정의 힘이 빛났다. 임창정은 컴백 1주일 만에 음악방송 1위 후보에 올랐다. 지난 3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신곡 '나란놈이란'으로 1위 경쟁을 벌였다.

'나란놈이란'은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가을과 어울리는 전형적인 '임창정표' 발라드곡이다.



▶흠 잡을 데 없는 명불허전 가창력

3년 만엔 돌아온 임창정은 전성기 못지않은 가창력으로 음악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임창정은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그를 기억하는 20대 후반 이상의 팬들은 물론이고 음원 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10대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는 '나란놈이란'을 통해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어 보컬을 극대화 시켰다. 차분하고 절제된 감정 전달 또한 감정선을 자극하는데 충분했다.

데뷔 20년에 가까운 관록은 노래를 하는 데 있어 감정을 절제하고 과장을 덜어내는 데 큰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알맞게 쏟아내는 임창정의 감성은 그의 음악을 낯설어하는 팬들에겐 호기심을, 제대로 된 발라더를 기다려온 팬들에겐 반가움을 안기기 충분했다.


▶정상을 밟아 본 베테랑의 관록과 벽을 무너뜨린 소통

최근 가요계 음원 시장에서 노련한 가수들의 이름을 찾아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지드래곤, 버스커버스커 등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가수들 사이에서도 임청정의 선전이 반가운 이유다.

임창정은 1995년 '이미 나에게로'로 데뷔해 '그때또다시', '결혼해줘', '날닮은너', '기다리는이유'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가수다. 음악방송에서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KBS가요대상을 수상하는 등 정상을 여러 차례 밟았다.

여기에 연기와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쌓아온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연기, 노래, 예능 등을 통해 쌓은 관록이 무대에서 발휘되고 있는 것.

오랜 공백을 깨고 컴백한 가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달리 최고의 자리에 수도 없이 오른 임창정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임창정은 관록 못지 않게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먼저 노래로 전 세대와 소통한다. 담담하게 때론 거칠게 몰아세우며 흔히 '찌질한 연기의 대가'로 그를 기억했던 대중들을 무대로 돌려세우고 있다.

또 선배 대접을 받기보다 직접 다가가려는 어린 후배들과의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 벽이 무너지면서 젊은 세대들도 40대 가수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자작곡으로 승부…뮤지션들도 인정하는 싱어송라이터

임창정은 이번 싱글에서 2곡을 작사 작곡했다. 타이틀곡 '나란놈이란' 외에도 자작곡 '괜찮을런지'를 트랙에 포함시켰다.

4일 프로듀서 용감한형제는 트위터를 통해 "임창정 선배님 '나란놈이란' 요즘이 노래에 빠져 산다! 심플한 피아노 편곡에 창정 선배의 목소리가 이 노래를 계속 듣게 하네 좋다. 진짜 좋다. 역시 임창정이야"라고 극찬했다.

유세윤은 자신의 미투데이에 "창정이형 노래 매우 좋다. 옛날 앨범도 다시 들어봐야지 '이럴수밖에'도 들어 보세요"라는 글을 올려 임창정을 응원했다.

알고보면 뮤지션들도 인정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임창정의 음악이 더욱 빛나는 것도 직접 음악을 만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아픔 통한 애절한 감성

가수로 이름을 확고히 하던 지난 2003년, 임창정은 영화에 전념하기 위해 가수로서 잠정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임창정은 영화와 드라마, 예능에 매진하면서도 본업인 가수에 대한 갈증을 내심 숨기지 못했다.

그러던 2009년 3월, 임창정은 은퇴 선언 6년 만에 정규 음반을 발매하며 '제2의 가수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은퇴 선언을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은퇴는 섣부른 판단이었다. (은퇴는) 한 번으로 족하다.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부재’를 경험한 그는 누구보다 무대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을 터.

그런가 하면 임창정은 최근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나란놈이란'은 한 사람을 잊지 못하는 처절한 심정을 슬픈 가사로 표현한 정통 발라드곡이다. 괜찮을런지' 역시 슬픈 멜로디가 인상적인 마이너 발라드 곡으로 연인과의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

곡을 작사한 임창정의 지난 아픔과 현실이 한 사람을 잊지 못하는 노랫말과 오버랩되며 노래를 듣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임창정은 정통 발라더의 부족현상을 겪고 있던 가요계를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소속사 측은 "정통 발라드를 기다려온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임창정의 다양한 활동과 좋은 무대를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5일에는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코믹연기의 제왕다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11월 개봉하는 영화 '창수'를 통해 팬들을 만나며 내년 초에는 브라운관에서도 그의 얼굴을 만나 볼 수 있을 듯하다.

원조 만능엔터테이너 임창정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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