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두산, LG에 3승 1패 기적같은 KS 진출 ‘컴퓨터 수비의 비밀’…이젠 삼성이다

입력 2013-10-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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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패권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4위로 가을잔치를 시작한 두산 선수들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1로 승리해 한국시리즈행 티켓마저 거머쥔 뒤 서로 얼싸안고 어깨동무를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PO 3차전 임재철-민병헌 정확한 홈송구
꾸준한 훈련 통해 철저히 계산된 플레이
위기마다 나온 호수비 경기 분위기 바꿔
LG 유지현 코치 “야수 유기적 호흡 대단”


‘미러클 두산’이 잠실 라이벌 LG를 꺾고 5년 만에 한국시리즈(KS·4선승제) 무대에 올랐다. 두산은 올 정규시즌 1위 삼성과 패권을 다툰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3선승제) 4차전에서 LG를 5-1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KS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4차전 두산 선발 유희관은 기자단 투표에서 68표 중 17표를 얻어 홍상삼(16표)을 1표차로 제치고 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삼성과 두산의 KS 1차전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도전하고, 준PO 5차전을 치른 팀 중 최초로 KS 무대까지 오른 두산은 역대 정규시즌 4위팀 중 최초로 KS 우승신화에 도전한다. 양 팀이 KS에서 만나는 것은 2005년 이후 8년 만이다.

LG와 두산이 벌인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잠실 라이벌전’의 키워드는 수비였다. LG는 1·3·4차전에서 어이없는 연쇄 수비실책으로 승리를 헌납한 반면, 두산은 위기마다 호수비로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두드러진 두산의 철옹성 같은 수비의 비결은 무엇일까.

● ‘훈련+커뮤니케이션’의 합작품

두산이 올 정규시즌 128경기를 치르며 기록한 실책은 모두 61개. 9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최소실책 2위 KIA(71개)보다도 10개나 적었다. 올해만의 일은 아니다. 두산은 전임 김경문 감독(현 NC 감독) 시절부터 강한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었다. 안정적 수비의 비결은 꾸준한 훈련과 선수간 커뮤니케이션이다.

두산은 19일 PO 3차전 9회초 외야수 임재철-민병헌의 잇단 정확한 홈송구와 포수 최재훈의 철벽 블로킹으로 역전 위기를 막고 승리를 챙겼는데, 이는 철저히 계산된 수비였다. 중견수 방면으로 가는 타구는 홈송구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이 중견수 쪽으로 수비폭을 좁히고, 좌익수 임재철과 우익수 민병헌은 전진수비를 펼쳐 홈송구에 대비했다. 민병헌은 “훈련을 많이 하는 것만큼이나 상대팀에 대한 분석, 준비도 많이 한다. 수비 시프트는 대부분 선수간의 의사소통을 통해 이뤄진다. LG에 장타자가 없기 때문에 안타가 나오더라도 흐르는 안타가 될 것이라는 데이터를 기본에 둔 시프트였다”고 설명했다. 20일 4차전 8회초 1사 2루서도 이병규(7번)의 좌익선상 안타성 뜬공을 미리 자리를 잡고 있던 좌익수 정수빈이 가볍게 걷어냈다.

● LG 유지현 코치가 본 두산 수비

단순히 시프트만 놓고 볼 일은 아니다. 유격수 김재호와 2루수 오재원은 넓은 수비폭을 자랑하며 여러 차례 LG의 안타성 타구를 내야땅볼로 막아냈으며, 외야수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LG 타자들은 두산의 수비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유지현 LG 수비코치는 경험과 자신감에서 두산 수비의 강점을 찾았다. 유 코치는 “내야의 유기적 움직임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다. 아무리 시프트를 준비해도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다. 두산은 페넌트레이스 중반 무너질 위기를 맞았는데, 그걸 딛고 올라온 것도 수비의 힘이었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유 코치는 PO 3차전 7회초 이병규(9번)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정수빈을 떠올리며 “큰 경기에서 그런 타구에 그런 수비를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결과를 떠나서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시도만으로도 두산이 수비에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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