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열 기자의 까칠한 시승기] 자동차라 하기엔 너무 아름다운 DS5

입력 2013-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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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5’는 세단과 2도어 쿠페를 접목한 독특한 감성의 디자인과 함께 안정적 주행 성능, 높은 연비가 특징이다. 여기에 플레그십 모델다운 편안함까지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다. 사진제공|시트로엥

■ 시트로엥 DS5

프랑스 특유의 디자인이 가장 큰 매력
일반 도로에선 부족함 없는 성능 자랑
거친 주행에도 13km/L의 연비 만족
스포츠주행·가격 경쟁력은 아쉬운 편


DS5는 국내에 수입된 시트로엥 DS라인 중 최상위 모델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용 차로 잘 알려져 있을 만큼 독특한 감성의 디자인과 안정적인 주행성능, 그리고 시트로엥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높은 연비가 눈길을 끄는 자동차다. 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DS3가 연비는 높지만 한국인의 운전 정서에는 다소 불편한 운전 질감을 지닌 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DS5는 플레그십 모델답게 DS3와는 다른 차원의 편안함을 선사한다. 프로 드라이버 강민재 씨와 함께 DS5를 시승하며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봤다.

엔진회전계와 속도계, 트립컴퓨터 등 세 부분으로 나눠진 DS5의 계기판(왼쪽)과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을 따로 여닫을 수 있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사진제공|시트로엥



● 낯설지만, 매력적인 디자인

DS5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디자인이다. 세단과 2도어 쿠페를 접목시킨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왜건과 해치백의 경계에서 프랑스인의 독창적인 디자인 감각을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실내는 더욱 감각적이다. 특히 어두운 밤 실내조명이 켜진 상태에서 차를 감상하면 마치 우주선 조종석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흔치않은 계기판의 폰트 디자인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입체감이 있는 격자무늬로 디자인된 하바나 가죽시트의 독특한 질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한몫을 한다.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 루프 글라스를 여닫는 스위치 하나까지도 기존의 자동차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특별한 감성으로 무장돼 있다. 루프 글라스를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별도로 여닫을 수 있도록 디자인 한 것도 색다르다.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이 나만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특별한 디자인에 있다면, DS5는 그 어느 명차 못지않은 높은 감성 만족도를 제공한다.


● 부족함 없는 성능과 매력적인 연비

DS5는 1997cc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163마력(3750rpm), 최대토크는 34.6kg·m(2000rpm)다. 높은 토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일반 도로 주행에서는 부족함 없는 부드럽고 파워 넘치는 주행 감각을 자랑한다.

디젤차의 관건인 소음 억제도 만족스럽다. 저속 주행 시나 시속 100∼120km 부근의 고속 주행 시에도 풍절음과 엔진소음 때문에 거슬린다는 느낌은 없다.

연비는 아주 매력적이다. 100km 정도를 다소 거칠게 시내와 고속도로 주행을 반복해도 연비는 공인연비에 가까운 13km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스포츠 드라이빙을 할 때 운동 성능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강민재 프로는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체가 앞으로 많이 숙여지는 노즈 다이브 현상이 다소 심한 편이다. 코너링시의 차체 강성은 탄탄하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서스펜션 세팅이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또한 직진 풀가속 시 가속페달의 반응 속도도 다수 굼뜨다는 느낌이 든다. 초기 반응이 조금만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80km 이후에서의 가속력은 꾸준한 편이다. 강 프로는 “인상적인 것은 코너 탈출 시의 안정성이다. 코너를 빠져나오는 움직임은 매우 날렵한 편”이라며 호평했다.

다만 준중형급의 차체 크기와 무게를 감안해 경쟁 차종인 폭스바겐 골프, 벤츠 A클래스 등에 비해 다소 묵직하고 무거운 몸놀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스포츠주행보다는 일상주행 영역에서 차의 아름다움과 운동 성능에 만족해야 하는 차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은 다소 아쉬운 편. DS5의 가격은 옵션에 따라 4490만∼5490만원이다. 예술작품에 가까운 독창적인 디자인에 큰 점수를 주더라도 이 세그먼트와 가격대에는 뛰어난 경쟁 차종이 지나치게 많다.


한국자동차경주연맹 공인 라이선스 C드라이버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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