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베드신·흡연·욕설? 아이돌 3대 금기 제가 깼네요”

입력 2013-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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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랙 이준을 특정한 단어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재능과 매력을 가진 가수이자 연기자.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 스타의 욕망에 휩싸인 남자를 연기하며 파격적인 연기 도전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트위터 @bluemarine007

■ 영화 ‘배우는 배우다’ 이준

단역에서 스타덤 오르는 역 저랑 닮았죠
영화 ‘닌자 어쌔신’ 이후 캐스팅 뚝 끊겨
5년 만에 스크린 복귀…연기 갈증 해소


“아이돌에게 3대 금기가 있다더라. 연기할 때 베드신, 흡연, 욕설을 하면 안 된다는 금기.”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멤버이자 첫 주연영화를 내놓는 이준(25)의 말이다.

“나는 그 3대 금기를 한 번에 깼다.(웃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충분한 개연성을 갖고 연기했으니까, 괜찮다!”

‘솔직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그의 영화 ‘배우는 배우다’(감독 신연식)만큼이나 화법은 통쾌하다. “처음부터 예상한 바였지만 상상했던 만큼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그는 “베드신 빼고는 어렵지 않았다”고 첫 영화를 소화한 과정을 돌이켰다.

24일 개봉하는 ‘배우는 배우다’는 스타가 되려는 욕망에 휩싸인 한 남자의 이야기다. 단역배우에서 시작해 스타덤에 오르며 연예계의 온갖 이면을 겪는 남자가 이준의 몫이다.

각본을 쓰고 제작을 맡은 김기덕 감독과 이준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는 시사회를 거치면서 이준이 소화한 제법 ‘센’ 베드신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한층 자극하고 있다. 영화를 먼저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준의 파격적인 연기에 놀라지만, 정작 그의 반응은 간단하다. “어때서? 야한 게 목적인 영화는 아니다. 의미가 부여된 베드신, 거리낄 게 없었다. 내 최상의 선택이었고. 욕심이 났다. 자칫 욕먹을 수도 있지만 하고 싶은 마음을 막진 못했다. 운으로 영화 기회를 잡았으니, 실력으로 보답하는 길밖에 없었다.”

스타가 되려는 마음에 밑바닥까지 경험하는 극중 인물만큼은 아니어도, 이준 역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위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셀 수 없이 많은 기획사와 영화사의 오디션을 봤다. 하하! 김기덕, 장진 감독에게 무작정 편지를 써서 ‘잘 할 수 있다’ ‘써 달라’고 조른 적도 많다. 친구에게 부탁해 찍은 사진에다가 전화번호까지 적어 보냈다. 연락을 달라고. 아무에게서도 연락은 없었다.”(웃음)

이준이 연기의 ‘맛’을 알게 된 건 2008년 가수 비의 아역으로 참여한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을 경험하고 나서다. 계속 연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의 표현대로라면 “쉬게” 됐다.

“원해서 쉰 건 아니다. 3∼4년 동안 그룹 활동에 집중했다. 대체 언제 다시 영화를 할 수 있을까, 갈증이 있었다.”

‘배우는 배우다’를 통해 “갈증을 말끔히 해소했다”는 그는 앞으로 자신의 활동에 대한 방향은 직접 결정할 계획.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결정하는 편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도 늘 ‘네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대신 후회할 일은 조심하려고 한다.”

아들의 영화를 본 아버지의 첫 마디는 “아들, 자랑스럽다”였다. 평소 장난기 많은 엠블랙 멤버들도 영화를 보고 나서는 웃음을 거두고 엄지손가락을 세워줬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이준에게도 ‘질투’가 나는 사람은 있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주인공 여진구다. 이준은 여진구의 이야기가 나오자 “친해지고 싶다”면서 “옆에 두고 지내면서 그 천재성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단짝 친구한테 내 영화 예고편 자랑할 겸, 허세 좀 부리려고 ‘화이’를 보러 극장에 갔다. 목적은 예고편이었는데, 마음은 ‘화이’한테 빼앗겼다. 여진구의 연기를 보는데 내 마음이 오히려 가벼워지더라. 마음이 비워진다고 해야 할까.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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