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 우에하라?…WS 주인공은?

입력 2013-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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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와카(세인트루이스). 사진|메이저리그 홈페이지 화면 캡처

■ 2013 월드시리즈 4대 관전 포인트

‘운명의 날’이 밝았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펼치는 7전4선승제의 2013년 월드시리즈가 2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레드삭스와 카디널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97승씩(65패)을 거둬 각 리그 승률 1위를 차지했다. 1979년 이후 양대 리그 최고 승률팀 간에 월드시리즈가 성사된 것은 1992년(애틀랜타-토론토)과 1995년 (애틀랜타-클리블랜드)에 이어 올해가 3번째에 불과하다. 7월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가 승리함에 따라 레드삭스가 1·2·6·7차전을 안방에서 치르는 어드밴티지를 안고 카디널스와 대결하게 됐다.


1. 22세 와카 2선발 출격…세인트루이스 열쇠
2. 장타 앞서는 보스턴, STL 철벽마운드 공략?
3. 마당쇠 우에하라 포크볼, WS도 틀어 막나?
4. 오티스의 한방 vs 돌아온 해결사 크레이그



● ‘와카 매직’, 월드시리즈서도 통할까?

앨버트 푸홀스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A 에인절스와 계약했을 때 받은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으로 카디널스가 1라운드 19순위로 뽑은 투수가 마이클 와카(22)다. 올 정규시즌 15경기(선발 9회)에 등판해 4승1패, 방어율 2.78을 기록한 와카는 15승(9패·방어율 3.06)을 따내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던 셸비 밀러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선발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렸다.

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7.1이닝 동안 단 1안타만을 내주며 2-1 승리를 이끌며 카디널스를 탈락 위기에서 건져냈다.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에선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2차례 선발 맞대결을 펼쳐 모두 승리를 따내며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13.2이닝 동안 7안타만을 허용했을 뿐 삼진은 13개나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에 이어 2선발로 중용된 와카는 다저스와의 NLCS와는 반대로 2차례 모두 보스턴 원정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투수들의 무덤 펜웨이파크에서도 와카의 ‘플레이오프 불패 신화’가 계속되느냐에 따라 통산 12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카디널스의 운명도 좌우될 전망이다.


● 레드삭스의 창이냐? 카디널스의 방패냐?

레드삭스는 올 정규시즌 우완투수를 상대로 무려 0.818의 OPS(출루율+장타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맞서는 카디널스는 팀 방어율 3.42로 전체 5위에 랭크됐다. 공교롭게도 웨인라이트∼와카∼조 켈리∼랜스 린으로 이어질 카디널스 선발진 4명은 모두 오른손투수다. 카디널스 불펜진 역시 케빈 시그리스트, 랜디 초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완투수 일색이다. 정규시즌에서 카디널스 좌완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고작 15%에 불과했다. 포스트시즌에선 한 술 더 떠 5%에 그쳤다.

이번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45점을 뽑은 레드삭스는 11경기에서 42점을 낸 카디널스보다 화력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맥스 슈어저, 저스틴 벌랜더 등 오른손투수가 주축이 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선승제)에서 레드삭스는 고작 0.189의 부진한 팀 타율에도 불구하고 통산 12번째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얻었다. 부실한 타이거스 불펜진과는 달리 최고 시속 100마일(약 161km) 안팎의 강속구를 뿌리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트레버 로젠탈이 버틴 카디널스의 구원진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포크볼러 우에하라, 월드시리즈마저 정복할까?

다른 마무리투수들과는 달리 레드삭스 우에하라 고지의 직구는 시속 90마일(약 145km)에도 미치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우에하라는 주무기인 포크볼과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워 레드삭스의 수호신으로 우뚝 섰다. 38세의 노장임에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8차례나 출격해 9이닝을 소화했다. 이에 비해 23세에 불과한 카디널스 마무리 로젠탈은 6경기에서 7이닝을 던졌다.

우에하라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선승제) 3차전 9회말 호세 로바톤에게 불의의 끝내기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이 옥에 티일 뿐 볼넷은 단 1개도 내주지 않은 가운데 삼진은 무려 13개나 잡아내는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믿을 만한 셋업맨이 부족한 탓에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빈번하다. 타이거스와의 ALCS 3차전에선 8회말 2사 1·3루의 위기서 등판해 프린스 필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1.1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5차전에선 4-3으로 쫓긴 8회말 1사 후부터 마운드에 올라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아웃카운트 5개를 연달아 잡아내며 상승세를 타던 타이거스 타선에 찬물을 끼얹었다. 1승3세이브를 따낸 우에하라는 ALCS MVP에 오르는 감격도 맛봤다. 카디널스에 비해 선발은 물론 불펜까지 모두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 레드삭스가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마당쇠’ 우에하라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오티스 vs 크레이그의 킬러 대결

역대 최고의 지명타자로 꼽히는 레드삭스 데이비드 오티스가 적지에서 열리는 3∼5차전에선 1루수로 나선다. 수비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내셔널리그 구장에서 열린 인터리그 원정경기 때는 우완투수가 등판할 경우에만 1루수로 출전해 39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8월 25일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선 오티스가 벤치를 지킨 사이 4번타자로 나선 마이크 나폴리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팀의 4-2 승리에 앞장섰다. 타이거스와의 ALCS에서 오티스는 22타수 2안타로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주전 1루수 나폴리는 20타수 6안타(타율 0.300)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카디널스 선발진이 모두 우완투수이기 때문에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원정경기 때는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오티스가 1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나폴리는 대타 요원으로 남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타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카디널스에선 왼발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던 앨런 크레이그가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것이 눈길을 끈다. 정규시즌 크레이그는 홈런을 13개밖에 터트리지 못했지만 100타점이나 올렸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130타수 59안타(타율 0.454)라는 놀라운 성적을 낸 덕분이다. 만약 크레이그가 100%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주전으로 나서기 힘들다고 해도, 마이크 매서니 카디널스 감독으로선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확실한 대타 카드를 한 장 쥔 것으로 볼 수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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