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오치아이 “윤성환은 결코 도망치지 않는 강한 투수”

입력 2013-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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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치아이 전 삼성 투수 코치. 스포츠동아DB

오치아이 전 삼성 투수코치가 윤성환에게

(윤)성환, 올해도 한국시리즈(KS) 1차전 선발이라는 소식 들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지난해 성환을 KS 1선발로 내세운 것은 사명감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는 ‘투수 윤성환’은 어떤 상황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승부할 수 있는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성환은 의아했을 수도 있습니다. 정규시즌에 9승(6패)을 한 투수가 17승을 한 장원삼, 12승을 올린 배영수 등을 제치고 KS 1차전 선발로 발탁됐으니까요. 하지만 KS 상대가 SK로 결정된 후 내 마음속의 1선발은 성환이었습니다. 반드시 잘 던져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류중일 감독님도 흔쾌히 제 결정을 받아주셨습니다. 일개 코치인 저를 믿어주신 것에 대해 지금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KS가 열리기 전 승짱(이승엽)에게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만약 당신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KS 1선발로 누구를 쓸 겁니까?” 승짱은 망설이지 않고 “윤성환”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성환은 코치뿐 아니라 팀 동료들에게도 믿음을 주는 투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환은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5.1이닝 4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승리투수)을 펼쳐줬습니다. 표현을 많이 못 했지만 마음속으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아마 성환도 그 경기를 통해 투수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리라 믿습니다.

올해도 KS 1선발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번에도 잘 던져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단, 상대가 두산이라는 것과 정규시즌 성적이 좋은 것은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걱정은 없습니다. 두산이 까다로운 상대라는 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고, 정규시즌에 성적이 좋았다고 방심할 투수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성환을 비롯한 삼성 투수진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김태한 투수코치의 힘을 믿고 열심히 던져!” 삼성 투수들은 모두 훌륭합니다. 이번에도 좋은 소식을 들려주길 기대하겠습니다.

정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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