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분위기 전환 카드”…두산 “선수가 없어서”

삼성 채태인(왼쪽 4번째)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5차전 1회초 2사 후 기선을 제압하는 좌월솔로홈런을 터트린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열렬한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5차전 라인업 삼성만 대폭 변화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대폭적인 변화를 줬다. 류중일 감독은 4차전 직후 “다른 카드를 꺼내서 좀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4차전까지 팀 타율이 0.175에 그치고, 총 득점도 7점(경기당 1.75점)에 불과했기 때문에 라인업 변경은 불가피한 조치였다.

결국 KS 들어 처음으로 1번타자에 배영섭을 벤치에 앉히고 정형식을 투입했다. 배영섭이 4차전까지 16타수 1안타(타율 0.063)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정형식도 6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분위기 전환을 위해 과감하게 수술을 했다. 아울러 박한이와 김태완의 타순도 1차전처럼 각각 2번과 7번으로 환원시켰다. 가장 눈에 띈 대목은 이승엽을 5번으로 전진 배치하고, 박석민을 6번으로 내린 것이었다. 역시 둘 다 타격감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박석민이 6번에서 부담감을 덜고 편하게 타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8번에는 선발투수 윤성환이 선호하는 맞춤형 포수 이정식을 내세웠다.

삼성이 변화를 택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면, 두산은 4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으로 5차전에 임했다.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부상자들이 많은 까닭에 사실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각각 왼쪽 옆구리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내야수 이원석과 오재원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지만 선발 출장은 무리라는 판단이었다. 왼쪽 종아리 부상 중인 홍성흔은 타격은 괜찮지만 주루플레이가 어렵고, 외야수 임재철은 왼 손목 통증으로 타격이 여의치 않다. 포수 최재훈도 지쳐있는 데다 양의지가 4차전에서 공수에 걸쳐 좋은 모습을 보여줘 4차전과 같은 라인업을 짰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