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0억 벌 수 있었다 리디아 고 ‘프로의 경제학’

입력 2013-10-3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리디아 고. 스포츠동아DB

내년부터 LPGA 정회원 자격…상금 수입 기대

거물 아마추어 골퍼 리디아 고(16·한국이름 고보경·사진)가 마침내 프로의 길에 발을 디뎠다.

미 LPGA 투어는 29일(한국시간) 리디아 고가 제출한 회원 가입 연령 제한(만 18세)에 대한 예외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리디아 고는 내년부터 LPGA 정회원 자격을 얻어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프로 자격을 얻은 리디아 고에게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


●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변화는 ‘상금’

리디아 고는 올해 LPGA 투어 10개 대회에 출전했다.

1월 호주여자오픈 3위로 시작했다. 이어 혼다타일랜드 공동 14위, 롯데 챔피언십 공동 9위, 웨그먼스 LPGA 공동 17위, 월마트 NW아칸소 챔피언십 공동 4위, 캐나다여자오픈 우승,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 등 10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했다.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출전했던 만큼 상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의 올해 성적을 상금으로 환산하면 약 92만여 달러(한화 약 10억원)에 달한다. LPGA 상금랭킹 9위에 해당한다. 프로가 된 리디아 고는 앞으로 이 모든 상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예상 수입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전망이다. 리디아 고는 올해까지 초청을 받아야만 대회에 나올 수 있었다. 내년부터는 정식 프로가 된 이상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난다. 리디아 고는 지금까지 25차례 출전한 프로 대회에서 한번도 컷 탈락하지 않았다.


● 기대 반, 우려 반…세계랭킹 5위의 힘

LPGA 투어에서 나이 제한 규정을 풀고 프로가 된 예는 몇 차례 있었다. 2005년 미셸 위(24)와 2010년 렉시 톰슨(18)이 18세 이전에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미셸 위는 16세, 톰슨은 15세 때 프로가 됐다.

큰 관심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셸 위는 데뷔 이후 2승에 그치고 있고, 톰슨 역시 두 번의 우승이 전부다.

리디아 고에 대한 평가 역시 조심스럽다.

지금까지 보여준 성적은 미셸 위나 렉시 톰슨에 크게 앞선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LPGA 투어에서 2승(2012·2013 캐나다여자오픈)을 경험한 선수는 흔하지 않다. 최연소 우승 기록(15세 4개월 2일) 역시 그가 갖고 있다.

더욱 놀라운 건 아마추어로 제한적인 활동을 하면서도 여자골프 세계랭킹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박인비, 수잔 페테르센, 스테이시 루이스, 유소연 4명만 리디아 고보다 위에 있다.

우려도 있다. 얼마 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마이클 콜린스 기자는 리디아 고의 프로 전향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 이유로 “일찍 프로에 뛰어든 선수들 가운데 LPGA 투어에서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 리디아 고의 경우 실력은 검증됐지만 조금 더 아마추어 생활을 한 뒤 프로에 입문하면 선수 생명력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