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범’ 김갑수 “래퍼 꿈꾸는 내 딸,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입력 2013-11-01 09: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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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수는 “굶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시작했다”며 “좋아하는 만큼 열심히 한 결과 지금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김갑수(56)의 얼굴에는 영화 ‘공범’의 모든 스토리가 담겨 있다.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은 물론이고 범인을 연상케 하는 섬뜩함과 속을 알 수 없는 신비로움까지 엿보인다. 작품에서 그는 사랑하는 딸 다은(손예진)에게 흉악한 유괴범으로 오해받는 아버지 순만 역을 맡았다.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아버지의 진실을 말해줘요.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표정을 통해 범인인 것처럼, 때로는 아닌 듯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죠.”

그의 말대로 영화는 김갑수의 표정과 말 한마디에 온 신경이 곤두선다. 그는 그 흐름을 자유자재로 쥐락펴락한다.

“촬영하는 동안 한 가지 생각에 집중했어요. ‘왜 내 딸이 나를 의심할까? 난 이렇게 사랑하는데…’였죠.”

김갑수는 손예진이 끊임없이 던진 “제발 내게라도 진실을 말해줘”라는 질문에 “진실이 어떻든 ‘내가 범인이다’라고 밝히고 싶었다”며 “연기를 하면서도 많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였을까. 마지막 장면에서의 실신할 것 같은 웃음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극 중 순만뿐 아니라 배우 김갑수에게도 후련한 순간이었어요. (손)예진이도 그 장면 전까지 많이 답답했을 거예요.”

그는 손예진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예진 씨는 정말 예쁘고, 연기도 잘해요. 아버지와 딸처럼 지내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죠. 상대 배우가 좋아 몰입이 더 잘된 것 같아요.”

배우 김갑수.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김갑수에게는 실제 20대 딸이 있다. 극 중 순만처럼 ‘딸바보’다. 그는 “딸을 무척 사랑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극 중 순만과 김갑수는 사람 자체가 다르다”며 “내 삶을 대입하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 연기할 때는 순만의 삶을 살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어떨까. 딸에 대해 조심스레 물었다.

“제 딸은 힙합을 좋아해요. 아직 공개적으로 보여줄 수준은 아니지만 훌륭한 래퍼가 되고 싶어 하죠. 부모는 자식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후회하면 그 짐을 부모가 감당할 수 없거든요. 저는 옆에서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도록 돕고 있어요.”

그는 좋은 아버지에 만족하지 않고 다정한 남편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

“36년간 오직 연기만을 위해 달려왔어요. 저의 모든 것을 쏟았죠. 요즘 들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어요. 일이 없을 때는 아내와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산책을 하거나 관심 있는 영화와 책을 봐요. 대화도 많이 나누고 있어요.”

배우로서 많은 것을 이룬 김갑수. 더이상 욕심이 없을 것 같지만, 늘 인간미가 느껴지는 역할을 연기하는 장면을 꿈꾼다.

“또 다른 아버지의 모습, 또 다른 사랑 이야기를 만나고 싶어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궁금하거든요. 그런 호기심이 제가 연기를 하는 힘이기도 하고요. 연기가 주는 자유로움 속에서 다양한 삶을 살고 싶어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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