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계약금 35억 전부 부모님 드리고 용돈 받아 쓰겠다”

입력 2013-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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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의 미소.’ 강민호(왼쪽)가 13일 발표액 기준 4년 총액 75억원에 잔류 계약을 마친 뒤 최하진 롯데 사장과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75억 FA 대박’ 롯데 강민호 인터뷰

11일 단장님과 식사 때 ‘60억+20%’ 듣고는 결심
어린 시절 제주서 시작한 17년 야구 인생에 보람
내겐 과분한 몸값…팬들과 구단에 은혜 갚을 것

대박을 잡은 자의 심정은 어떨까. 롯데 포수 강민호(28)는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끝내고나니 힘이 하나도 없어서 바로 집으로 왔다”고 말했다. FA 자격을 얻고, 롯데 잔류를 확정짓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되돌아봤다. “하고 나니 잘 했다는 생각이 더 든다”는 말로 후련함도 내비쳤다.

강민호는 “11일 배재후 (롯데) 단장님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최고 대우 60억원에 인기 몸값 20%%를 얹어주겠다’고 한 순간, 롯데에 남을 마음을 굳혔다. 오늘 사직구장 사무실로 오는 길에 계약이 될 것을 예감했다. 확정금액 75억(옵션 제외)을 듣는 순간,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계약하는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어렸을 적 제주도에서 시작해서 17년 동안 야구를 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제 사람들은 강민호의 이름 앞에 ‘프로야구 역대 최고 몸값’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터다. 정작 당사자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계약을 하면서도 이 정도 몸값을 받을 만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덕에 가능한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더 진지하게 열심히 할 것이다. 올 시즌 부진했는데, 그래도 믿어주신 롯데 팬과 구단에 은혜를 갚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최고 몸값으로 4년이 보장됐음에도 강민호는 ‘절실함’을 강조했다. 더 절실하게 야구하는 것이 돈값을 해주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었다. 야구실력뿐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강민호가 타 구단의 유혹을 뿌리치고 롯데에 남게 된 데는 “돈만 따라가지 말라”는 부모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구단의 최고 대우 약속을 믿었다. 이제 나이가 28세에 불과하고 4년 뒤 다시 FA가 될 수 있기에 협상을 오래 끌지 않았고, 일정 부분 양보도 했다.

이제 강민호의 통장에는 계약금만 35억원이 찍힐 것이다. 그 돈으로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내 생활은 별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계약금 35억은 전부 부모님 드릴 것이다. 연봉 받을 때부터 나는 전부 부모님께 드리고 용돈 받아썼다. 계속 이렇게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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